전문 아포짓이 한 명도 없는 대한항공이 대회 2연승을 내달렸다. 풀세트 혈전 끝에 OK금융그룹을 잡아냈다.
대한항공이 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A조 예선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2(25-21, 21-25, 24-26, 25-21, 15-9)로 꺾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베테랑들의 저력이 빛났다. 유광우와 곽승석이 적재적소에 절묘한 수비와 노련한 센스 플레이를 곁들이며 팀을 이끌었다. 이준은 팀 내 최다 득점인 22점을 터뜨리며 형들과 함께 맹활약했다. OK금융그룹은 차지환이 경기 최다인 26점을 올렸지만 5세트 초반 집중력 싸움에서 대한항공에 압도당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3세트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전진선의 상태도 걱정거리로 남았다.
1세트 OK금융그룹 21 : 25 대한항공 – 이준의 전방위 맹활약이 이끈 1세트 승리
[주요 기록]
대한항공 이준: 9점, 공격 성공률 66.67%, 블로킹 1점, 리시브 효율 100%
양 팀은 초반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4-4에서 대한항공이 먼저 조재영의 속공과 유광우의 블로킹으로 앞서가자, OK금융그룹도 전병선의 백어택과 이진성의 퀵오픈으로 응수했다. 10점대에도 사이좋게 나란히 진입한 양 팀의 1점 차 랠리는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이진성과 이준의 활약이 돋보이기도 했다. 치열한 흐름에서 먼저 앞서간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14-14에서 이준이 이진성의 퀵오픈을 깔끔한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곧이어 유광우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먼저 16점에 도달했다.
한 번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의 기세는 매서웠다. 정성민은 온몸을 던지며 열정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유광우는 노련하게 상대 블로커를 확인한 뒤 이수황에게 깔끔한 B속공 패스를 올렸다. 곽승석의 오픈 공격으로 20점에 선착한 대한항공은 이준의 호쾌한 파이프와 곽승석의 노련한 연타로 점점 승리에 다가갔고, 이준이 25점째를 책임지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OK금융그룹 25 : 21 대한항공 – 결정적인 연속 득점이 이끈 반격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전병선: 6점, 공격 성공률 60%
대한항공 이수황: 4점, 공격 성공률 40%
OK금융그룹: 21-19에서 연속 득점 성공(대한항공 연속 범실)
1세트를 내준 OK금융그룹은 빠르게 반격에 나섰다. 2-2에서 전병선의 연속 득점과 곽승석의 범실을 엮어 5-2로 앞서갔다. 여기에 차지환이 날카로운 퀵오픈과 묵직한 서브로 연속 득점을 보탰다. 대한항공이 이준의 득점으로 7-8 1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히자, OK금융그룹이 이진성의 퀵오픈과 곽명우의 서브 득점으로 다시 달아났다. 그렇게 OK금융그룹의 2~3점 리드가 세트 중반까지 계속됐다.
양 팀의 경기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달아나는 OK금융그룹도, 추격하는 대한항공도 다채로운 공격 루트와 확실한 결정력을 뽐냈다. 대한항공이 2점 차를 만들면 OK금융그룹이 3점 차로 벌리는 흐름은 OK금융그룹이 20점에 진입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먼저 연속 득점을 올리는 쪽이 분위기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OK금융그룹이 먼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21-19에서 조재영의 서브 범실과 정진혁의 공격 범실이 연달아 나왔다. 기세가 오른 OK금융그룹은 23-20에서 전병선이 쓰리 블록을 뚫는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박원빈이 속공으로 25점째를 올리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OK금융그룹 26 : 24 대한항공 – 뜻밖의 악재 맞이한 OK금융그룹, 침착함을 유지하다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전병선: 부상으로 교체 아웃(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 부상)
OK금융그룹 박원빈: 24-24에서 서브 득점
3세트 초반, 진상헌의 존재감이 빛났다. 2-1에서는 이준의 파이프를, 4-2에서는 곽승석의 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여기에 곽명우의 블로킹과 전병선의 백어택까지 터진 OK금융그룹은 7-2로 빠르게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빠르게 반격했다. 진지위의 직선 공격과 곽승석의 퀵오픈이 터졌고, 여기에 조재영의 연속 득점과 이준의 블로킹까지 더해지며 순식간에 점수는 8-8 동점이 됐다. 이후 양상은 2세트와 비슷했다. 양 팀 모두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다만 점수 차가 1점 차와 동점을 오갈 정도로 3세트보다도 치열함의 정도가 더 컸다.
이번에도 연속 득점을 먼저 만든 쪽은 OK금융그룹이었다. 15-15에서 차지환의 오픈 공격이 터졌고, 이준의 파이프가 범실이 되며 17-15로 달아났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번에도 곧바로 점수 차를 없앴다. 곽승석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뒤 효과적인 서브로 상대 범실을 유도했다. 그렇게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던 중, 전병선이 코트 위에 쓰러졌다.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꺾인 것. 전병선은 들것에 실려 코트를 빠져나갔고, 그 자리에는 신호진이 대신 투입됐다. 전병선이 코트를 떠난 뒤에도 양 팀은 혈투를 벌였고, 3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듀스는 오래가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이 박원빈의 서브 득점과 신호진의 득점으로 빠르게 듀스 승부를 끝냈다.
4세트 OK금융그룹 21 : 25 대한항공 – 유광우의 노련함이 빛난 4세트
[주요 기록]
팀 범실: OK금융그룹 11개-대한항공 9개
OK금융그룹 신호진: 범실 5개
4세트 초반, 양 팀 모두 잦은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이준과 곽승석이 공격 범실을 저질렀고,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이 3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흔들렸다. 대한항공은 꾸준히 1~2점 정도를 앞서긴 했지만, 이준의 공격 효율이 급감하면서 안 그래도 높았던 유광우의 경기 운영 난이도가 더 높아진 부분이 불안 요소였다. 그러나 유광우는 9-8에서 절묘한 패스 페인트를 성공시키는 등 노련함으로 이를 극복해갔다.
대한항공은 조금씩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14-12에서 유광우와 곽승석이 좋은 호흡으로 득점을 합작했고, 직후에는 조재영이 넘어온 공을 바로 곽승석에게 패스해 두 번의 터치만으로 좋은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연달아 슈퍼 플레이를 성공시키자 당황한 OK금융그룹은 이진성과 차지환의 연속 공격 범실이 나오며 급격히 뒤처졌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박승수와 전진선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대한항공의 기세는 식지 않았다. 이준의 오픈 처리로 20점에 선착한 대한항공은 24-21에서 차지환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OK금융그룹 9 : 15 대한항공 – 블로킹 3개와 서브 범실 2개가 가른 향방
[주요 기록]
대한항공: 블로킹 3개(진지위, 조재영, 이수황)
OK금융그룹: 서브 범실 2개(차지환, 전진선)
운명의 5세트, 대한항공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1-1에서 이준의 퀵오픈이 터졌고, 차지환의 공격 범실까지 이어졌다. 진지위의 활약도 더해졌다. 3-2에서는 차지환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5-2에서는 라이트 퀵오픈을 터뜨렸다. 여기에 조재영까지 6-2에서 신호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대한항공의 연속 득점이 터져나왔다.
8-3에서 차지환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대한항공이 점차 승기를 굳혀갔고, 9-4에서 전진선도 서브 범실로 물러나며 대한항공은 손쉽게 10점에 선착했다. OK금융그룹이 신호진의 공격과 박원빈의 블로킹으로 9-12를 만들며 뒤늦은 추격을 시도했지만, 이준이 다리에 쥐가 올라올 정도로 체력을 쥐어짜낸 공격으로 14-9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마지막 차지환의 공격을 이수황이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대한항공이 준결승에 올랐다.
사진_KOVO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