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선수들과 강성형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했던 하루였다.
현대건설은 17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맞대결을 치렀다. 3-0으로 깔끔한 셧아웃 승을 거두며 선두 흥국생명을 승점 1점 차로 바짝 따라붙는 데에 성공했다.
이날 현대건설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신바람이 난 듯한 모습이었다. 모든 선수가 각자의 자리에서 득점을 올리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고른 분배를 보여줬다. 특히 미들 블로커 양효진은 외국인 선수인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인 15득점을 올리며 여전히 건재한 자신의 저력을 보여줬다.
강성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꾸준히 한 가지를 강조했다. 바로 ‘현대건설다운 배구’다. 강 감독은 경기 전에도 “압박감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다운 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경기 후 만난 강성형 감독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강 감독은 “미팅 때 선수들에게 너무 매달려서 우리가 해오던 배구를 못하는 것보다는 즐기면서 해달라고 말을 했는데 오늘은 선수들이 전부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표정도 좋았고 호흡도 좋았다”며 직접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1세트에는 정지윤이 비디오 판독 직전 손을 들어 그린 카드를 받기도 했다. 강 감독은 이에 대해 “그린 카드를 받는 것은 결국 시점이 중요한 것 같다.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는 손을 들어서 받으면 좋지만 랠리가 길어져서 힘들거나 핀치 싸움일 때는 쉬어가는 타임이 될 수 있게 비디오 판독을 하는 편이 낫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주포 모마에 대한 의존도를 확연히 낮췄다. 이날 모마의 공격 점유율은 34.02%로 이전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바로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 위파위의 공격 점유율이 21.6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더욱 직접적으로 와닿게 된다.
강 감독은 “상대가 블로킹이 조금 낮은 편이다. 높이를 봐서 어느 쪽이 낮은지를 판단하고 (김)다인이가 알아서 분산을 잘 시켰다. 여유가 있으니 여러 플레이를 시도해 본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제 단 1점 차로 흥국생명을 추격하고 있는 현대건설이다. 그러나 다음 상대는 현재 연승가도를 질주 중인 정관장. 강 감독은 “정관장이 요즘 워낙 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매 경기 우리 역시 쉽지 않은 팀인 만큼 그날을 위해 컨디션도 잘 맞춰서 준비하려 한다. 좋은 시합을 치르고 우리도 더 잘해서 승점을 벌릴 수 있길 바란다”는 각오를 전했다.
시즌 초 멀게만 느껴지던 1위의 등이 어느덧 눈앞에 다가와 있다. 과연 다음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선두를 잡고 당당히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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