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3연승을 달렸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25-11, 16-25, 25-23)로 승리하며 3연승에 성공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삼성화재는 승점 35점(12승 14패)을 기록, OK금융그룹(승점 34점 13승 13패)을 최하위로 내렸다. 최근 6경기 5승 1패로 시즌 후반 힘을 내고 있다.
이날은 그 누구보다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의 활약이 빛났다. 2세트에 8연속 서브 득점이라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러셀은 이날 38점(서브 11개 후위 15개 블로킹 4개)에 공격 성공률 53%를 기록했다. 특히 서브로만 11점을 올렸다. 개인 통산 아홉 번째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했으니 러셀의 날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신장호와 황경민도 10점, 6점으로 지원사격했다.
한국전력은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2연패에 빠졌다. 4위 현대캐피탈과 승점은 똑같지만 세트 득실에서 밀렸다. 서재덕이 17점으로 분전했지만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가 4점에 그쳤다. 또한 러셀의 서브를 당해내지 못했다.
어느 경기든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삼성화재는 1세트 기선제압을 확실히 했다. 초반부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갔다. 중반 나온 황승빈의 날렵한 발디그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러셀과 신장호가 공격 선봉 역할을 했고, 황경민은 날카로운 서브와 수비로 힘을 줬다.
한국전력은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이은 공격이 상대 블로커에 막히기 일쑤였다. 중요한 순간마다 다우디가 막히니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에 다섯 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세터 고민은 여전
장병철 감독의 최대 고민은 세터다. 황동일, 김광국 두 명의 베테랑 세터가 있지만 어느 누구도 한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황동일이 4R 현대캐피탈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지만 믿음을 주지 못했다. 공격수들과 호흡은 여전히 안 맞았고, 한국전력 공격은 계속 블로킹에 막혔다.
1세트 후반부터 김광국이 나왔다. 김광국은 좌우는 물론이고 중앙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으나 그럼에도 한국전력은 리드를 가져오지 못했다.
러셀의 서브 타임
고희진 감독은 5, 6라운드의 승부 향방은 결국 서브와 리시브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고희진 감독의 말처럼 이날 삼성화재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서브였다.
특히 2세트가 백미였다. 2세트는 러셀의 서브 타임이었다. 무려 8연속 서브 득점을 올렸다. 12-8에서 20-8이 될 때까지 아무도 러셀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국전력은 손조차 대지 못했다. 리시브 라인에 변화를 줬음에도 쉽지 않았다.
모두가 러셀의 서브를 바라만 볼 수 없었다. 힘이면 힘, 코스면 코스 모두 완벽했다. 러셀은 2세트 초반에도 서브 1점을 추가했던 러셀이다. 러셀은 2세트에 한 세트 개인 최다 서브 득점 신기록과 함께 V-리그 최초 8연속 서브에이스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러셀의 서브를 조심해야 한다"라고 했던 장병철 감독의 경기 전 예상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힘을 내보자
한국전력도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박철우, 조근호 등을 선발로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러셀의 공격을 차단하고, 박철우가 공격에서 힘을 보태며 드디어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서재덕, 이시몬, 박철우, 김광국 베테랑 선수들은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철우의 마지막 득점과 함께 3세트를 가져오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러셀이 있다
삼성화재의 벽은 넘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서브와 사이드에서 득점을 올리는 러셀 제어에 실패했다. 러셀은 과감했다. 3세트에 저조했던 공격력을 4세트에 다시 끌어올렸다. 13-14에서는 서재덕의 퀵오픈을 블로킹하며 올 시즌 4호이자 개인 통산 아홉 번째 트리플크라운에 성공했다.
이어 17-18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경기 11번째 서브 득점을 올렸고, 19-21, 21-21에서 연이어 공격 득점을 올리며 힘을 줬다. 러셀은 4세트에만 15점을 올렸다. 한국전력과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이어가던 삼성화재는 러셀의 마지막 블로킹 득점과 함께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3연승에 성공했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