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강했다.
현대건설은 2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5, 25-20, 25-19)으로 승리했다. 4연승에 성공했다. 시즌 15승 1패로 선두를 이어갔다.
1세트부터 폭풍 리드를 이어간 현대건설이다. 조용하면서도 매섭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이 양 팀 최다인 17점을 올렸고, 미들블로커 양효진도 16점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페퍼저축은행은 11연패에 빠졌다. 최가은(10점)과 박은서(11점)가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가 1세트 이후 안 나왔다. 엘리자벳은 2점에 그쳤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은 25일 홈에서 열리는 흥국생명전까지 패하게 된다면 12연패와 함께 2, 3라운드 전패를 기록하게 된다.
강하다
정말 강하다. 막을 수 없었다. 1세트부터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손쉬운 경기를 펼쳤다. 누구 한 명만 터지는 게 아니었다. 야스민, 양효진, 이다현 등이 돌아가며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예리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연이어 반격 기회를 가져왔다.
2세트 초반, 국내 선수들로 똘똘 뭉친 페퍼저축은행 집중력에 잠시 흐름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빠르게 재정비했다. 야스민과 양효진이 다시 득점포에 가담했다.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다가도 다시 가져올 수 있는 힘이 현대건설에 있었다.
또한 이나연, 정지윤 등이 나와 제 역할을 했다. 적재적소 선수 기용으로 페퍼저축은행 흐름도 끊고, 팀의 분위기도 끓어 올리고, 득점도 쌓아갔다.
여유 있게 3세트를 맞았다. 강성형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김다인, 황민경을 빼고 이나연, 정지윤을 넣었다. 그간 출전 시간이 적었던 두 선수에게 코트 적응 기회도 주고, 변화를 통해 상대에 혼란을 주고자 하는 의미도 있었다.
현대건설은 주도권을 계속해서 가져갔다. 상대 범실도 있었지만 야스민과 양효진이 계속해서 득점을 책임졌다. 고비 때마다 나온 블로킹도 일품이었다. 강성형 감독은 여유가 생기자 이다현을 빼고 정시영도 넣었다. 정시영의 시즌 세 번째 출전이었다.
야스민, 막을 수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야스민은 서브 1위, 공격 성공률 2위, 득점 5위에 오르며 폭풍 순항을 하고 있었다. 김형실 감독은 "오늘 야스민 강타에 대비를 많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야스민이 화력이 적장도 많이 신경 쓰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일부러 야스민 쪽으로 공을 주기도 하고, 최대한의 예리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보고자 했지만 모든 건 수포로 돌아갔다. 야스민은 1세트부터 8점에 공격 성공률 66%를 기록했다. 2세트에도 6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60%대를 계속 유지했다.
3세트에는 서브 1위답게 예리한 서브에이스로 득점을 쌓아갔다. 6-6에서 리베로 문슬기 쪽으로 낮고 예리한 서브를 날리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자신의 몫을 다하며 최선의 활약을 펼친 엘리자벳은 18-14에서 김다인과 교체되었다. 이날 야스민은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쉽지 않다
경기 전 김형실 감독은 10연패 속에서도 선수들의 분위기는 좋다고 강조했다. 최하위 속에서도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내내 밝은 분위기로 경기를 펼쳐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승수 쌓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객관적인 전력 차, 부족했던 훈련량을 메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1세트부터 크게 밀렸다. 엘리자벳의 공격은 상대에 막히기 일쑤였고, 리시브도 흔들렸다. 리시브가 흔들리니 공격이 원활하지 못한 건 당연했다. 엘리자벳이 2점에 머물렀다.
이후 세트에 김형실 감독은 변화를 줬다. 엘리자벳 대신 박은서를 먼저 기용했다.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 강팀을 제압해 보길 바랐다. 박은서의 활약이 힘이 됐다. 각이 큰 공격으로 상대를 놀라게 하니, 과감한 후위 공격이 돋보였다.
최가은도 중앙에서 힘을 보여줬다. 블로킹과 속공 득점으로 엘리자벳 없는 페퍼저축은행에 득점 단비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국내 선수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끈끈한 조직력, 포기하지 않는 투지는 돋보였지만 중요한 순간에서의 한방이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득점을 올려줄 해결사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형실 감독은 1세트를 제외하곤 엘리자벳을 기용하지 않았다. 엘리자벳은 계속해서 웜업존에 머물렀다. 결국 양효진에게 마지막 득점을 허용하며 11연패 수렁에 빠졌다.
사진_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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