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을 위한 최선을 다할 생각” 반지의 제왕이 열두 번째 반지를 정조준한다 [PO3]

의정부/김희수 / 기사승인 : 2025-03-30 20: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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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우가 또 하나의 반지를 탐한다.

유광우는 명실상부 V-리그의 ‘반지의 제왕’이다. 모든 손가락에 하나씩 끼워도 손가락이 모자라는 열 한 개의 우승 반지를 갖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의 화신이자, 우승 청부사라고 해도 무방한 커리어다.

그런 유광우가 이제 열두 번째 반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는 30일 의정부 경민대학교 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깔끔한 경기 운영으로 팀의 3-0(25-20, 25-20, 28-26)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에 다섯 시즌 연속으로 진출하게 됐다.

승리를 이끈 유광우는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정말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 그래서 힘들었지만 그 분위기에 휩쓸려 재밌게 경기할 수 있었다. 승리까지 할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유광우는 경기 내용을 간략히 복기하기도 했다. 그는 “리시버들이 강한 서브를 정말 잘 버텨줬다. 또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어려운 볼을 잘 때려줬다. 그렇다보니 플레이가 순조로웠다. 3세트에는 이 부분이 조금 흔들리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선수들이 각자 맡은 바를 묵묵히 잘해줬기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1차전 3세트부터 선발로 나서며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유광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선들이 오간다. 그의 발목 상태와 체력 문제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고, 이번에야말로 유광우가 주연이 돼 이끄는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이 기대된다는 시선도 있다. 


유광우는 이 시선들에 대해 각각의 답을 들려줬다. 그는 “우선 체력 문제 같은 경우 경기는 뛸 수 있을 것 같다(웃음). 그 다음 날 일어날 때가 조금 힘들긴 하지만, 중요한 경기들이기 때문에 너무 체력적인 문제를 의식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동생들이랑 열심히 하다보면 힘든 것도 잊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또 세터는 빛나는 자리라기보다는 묵묵히 받쳐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연이든 조연이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팀이 우승만 하면 된다. 아마 모든 세터들은 다 그거 하나만 바라보고 나아갈 것”이라며 그저 덤덤하게 다음을 준비할 것임을 밝혔다.

그렇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유광우와 대한항공이 맞닥뜨릴 상대는 현대캐피탈이다. 정규리그에서 1승 5패로 절대 열세에 놓인 바 있다. 또한 유광우 개인으로서는 삼성화재 시절 많은 우승을 합작했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먼저 레오에 대해 “자극하고 싶지 않다(웃음). 그냥 무던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남긴 유광우는 “상대방이 못하길 바라기보다는, 상대가 흔들리는 순간에 우리가 그걸 놓치지 않을 수 있길 바란다. 상대보다는 우리의 플레이에 집중하고 싶다. 물론 힘든 건 우리만 힘들 것이다(웃음). 하지만 기세라는 걸 무시할 수 없다. 재밌는 시리즈를 만들어보고 싶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요행이 아닌 실력으로 현대캐피탈을 꺾어보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과연 반지의 제왕 유광우는 열두 번째 반지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체력을 노련함과 정신력으로 극복하려는 유광우의 여정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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