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또 한 번 정규리그 1위 확정에 실패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승점 3점 이상을 챙기면 정규리그 1위 확정이 성공이었지만, 1, 2세트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또 한 번 5세트에 가며 1위 확정을 다음으로 미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건설은 리그 2연패에 빠져 있었다. 직전 KGC인삼공사전에서 나흘간의 세 경기 강행군을 이겨내지 못하고 2-3 리버스 스윕패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
강성형 감독은 지친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 이날 경기에서 정규리그 1위 확정 짓길 바랐다. 경기 전 강성형 감독은 "경기를 해야 되니 휴일은 한정되어 있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열심히 훈련했다"라며 "얼른 하루빨리 1위 확정을 짓고 싶다. 더 길게 가면 변수가 많이 나올 거라 본다. 지난주에는 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에 욕심 아닌 욕심을 냈다. 할 수 있다면 이날 1위 확정을 짓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성형 감독의 바람대로 1, 2세트는 지난 KGC인삼공사전처럼 현대건설 페이스대로 흘러갔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지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득점을 책임져 줬고, 황민경과 고예림도 윙스파이커 라인에서 득점을 올려줬다.
황연주와 이나연, 전하리 등 쏠쏠한 백업 선수들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결장하는 상황. 충분치 않은 선수 자원 속에서도 1, 2세트를 가져왔다. 특히 야스민은 1, 2세트에만 14점을 올렸고 공격 점유율은 무려 48%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도 3세트가 문제였다. 가벼워 보였던 선수들의 발이 3세트 시작과 함께 무거워졌다. 아무래도 8일 동안 네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하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힌 듯 보였다.
또한 상대 주포 켈시 페인(등록명 켈시) 화력에 박정아까지 동시에 터지면서 쉽지 않은 3세트를 보내야 했다. 야스민이 3세트에만 11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다. 김다인 역시 경기를 빨리 끝내기 위해 지친 야스민에게 공을 몰아 줬지만 야스민도 한계를 보였다. 공격 성공률이 44%에 머물렀다.
듀스 접전 끝에 3세트는 내줬지만 기회가 있었다. 4세트를 따면 승점 3점을 획득하기에 4세트를 가져오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분위기를 탔다. 켈시를 제어하지 못했고 박정아에 이어 배유나까지 동시에 폭발하니 어찌할 수 없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6점을 올렸지만, 믿었던 야스민이 4세트 3점에 머물렀다. 결국 현대건설은 켈시, 박정아, 배유나까지 모두 터진 도로공사를 막지 못했다. 승부는 5세트로 향했고, 이렇게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확정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경기 전 상대 김종민 감독은 "상대가 우승 축포 터트리는 걸 볼 수 없다"라고 했는데, 강성형 감독의 바람이 아닌 김종민 감독의 소원이 이루어진 셈이다.
5세트에서 다행히 세트 승리를 챙기며 세트스코어 3-2(25-19, 25-22, 25-27, 20-25, 15-10) 승리에 성공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3, 4세트 가운데 한 세트만 가져왔다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특히 듀스 접전 끝에 내준 3세트는 두고 두고 아쉬울 것이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이 31점, 양효진이 18점, 황민경과 고예림-이다현이 각각 12점, 10점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승점 82점(28승 2패)을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승점 67점)와 승점 차는 15점 차. 오는 4일 수원에서 펼쳐지는 GS칼텍스전에서 승점 1점만 획득해도 정규리그 1위 등극에 성공한다.
GS칼텍스전은 웃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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