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벨·눗사라도 뛴다’ 새로운 미국 프로배구리그 출범, 이적 시장 지각변동 예고

이보미 / 기사승인 : 2024-01-29 18: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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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국 프로리그가 막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프로배구리그가 없었다. 1980년대에는 미국이 1984 LA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한 뒤 메이저리그 배구(MLV)가 잠시 운영된 바 있다. 세 번째 시즌 만에 재정적인 이유로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2021년부터는 이벤트성의 애슬레츠 언리미티드(AU) 프로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AU 리그의 경우 약 한 달 동안 개최되는 단기 대회와도 같다. 그러던 2022년 프로배구연맹(Pro Volleyball Federation)이 창립됐다. 여자 프로배구 중심으로 리그를 시작했다. AU 리그와 PVF 리그가 공존하게 된 셈이다.

PVF 리그는 지난 24일부터 첫 시즌이 개막했다. 당초 8~10개팀 참가를 계획했지만 7개 팀이 5월까지 정규시즌과 챔피언십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규시즌 상위 4개 팀은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우승컵을 놓고 챔피언십에서 격돌한다.

PVF의 공동 창립자로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스포츠 분야에서 존재감을 알린 데이브 위넘과 스티븐 에반스, 미국 배구 선수 및 코치 출신의 세실 레이노,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던 트렌트 딜퍼 등이 있다.

7개 팀은 각각 미국 조지아주 덜루스(애틀랜타),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네브라스카주 오마하, 플로리다주 올랜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네바다주 헨더슨(라스 베이거스)를 연고로 하고 있다.

각 팀은 14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선수들의 연봉은 WNBA 1년차 선수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소 6만 달러(약 8천만 원)로 알려졌다. 팀 성적과 포스트 시즌 진출에 따라 추가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레이노는 “배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다. 미국은 선수들이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진정한 프로리그가 없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PVF는 최고 수준을 지원할 팀과 함께 리그를 창설한 주닙가 됐다”고 전한 바 있다.

대학배구 선수 출신인 PVF CEO인 제니퍼 스피처는 “난 대학배구 선수였다. 이 선수들이 해외로 가지 않고도 프로 배구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선수들을 위한 멋진 기회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대학에서 뛰어난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 리그가 있고 시장이 큰 이탈리아, 튀르키예 등으로 진출해 커리어를 쌓고 있다. 미국 대학에서 뛴 선수들 중 일부는 한국 V-리그에도 입성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셈이다.




이미 미국 대학배구의 인기는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네브래스카 팀과 네브래스타 콘허스커스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9만 2003명의 관중이 몰린 바 있다. 세계 여자 스포츠 역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다.

PVF 역사상 첫 경기가 열린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CHI 센터에도 1만 1624명으로 꽉 찼다. 애틀랜타 바이브와 오마하 슈퍼노바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 미국의 여자배구 최고 관중 수였던 2016년 1월 9일 올림픽 예선전 당시 1만 213명의 관중을 뛰어넘은 수치다. 네브래스카 주지사의 부인인 수잔 필렌은 ‘프로배구의 날’을 선포하기도 했다.

현재 이 리그에는 한국 V-리그에서 뛰었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베띠, 태국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눗사라 톰콤과 같은 외국인 선수는 물론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었던 캣벨도 등록돼있다. 각각 IBK기업은행, 페퍼저축은행 소속이었던 어도라 어나이, 니아 리드도 함께 하고 있다.

PVF 관계자는 “올 시즌 리그 수준은 유럽과 아시아 최고 리그 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5년 안에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PVF는 2024년에만 두 차례 시즌을 준비 중이다. 매년 11월에는 드래프트를 통해 대학 선수들을 선발하는 시스템까지 계획하고 있다. 2023년 12월에도 대학 드래프트를 개최해 30명과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파리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미국 국가대표 켈시 쿡, 칼리 로이드, 로던 톰슨, 미카 핸쿡, 할레이 워싱턴 등이 PVF 리그 무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여자배구 사령탑도 PVF 리그에서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

2025년에는 3개 팀이 추가로 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세계 곳곳에서 활약해온 미국 선수들이다. 이탈리아, 튀르키예, 러시아, 브라질은 물론 한국, 일본에서도 미국 선수들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 감독들도 미국 프로배구리그를 바라보고 있다. 배구 이적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사진_Vegas Thrill, PVF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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