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이 이제 4위 자리까지 넘본다.
페퍼저축은행이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3-1(25-21, 13-25, 25-19, 26-24)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창단 이래 최초의 3연승이다.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가 V-리그 입성 후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이한비와 박사랑도 좋은 경기력으로 힘을 보탰다. 팀적으로는 끈끈한 수비 조직력이 돋보였다. 어떤 공도 쉽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현대건설을 당황시켰다. 이제는 4위 경쟁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된 페퍼저축은행이다.
현대건설은 선두 등극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승점 2점이 필요했지만 2점은커녕 1점도 얻지 못했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이 페퍼저축은행과의 화력전에서 열세에 놓였다. 수비 집중력에서도 페퍼저축은행에 뒤처진 현대건설은 3라운드에 이어 또 한 번 페퍼저축은행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1세트 현대건설 21-25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페퍼저축은행 테일러: 서브 득점 1개 포함 9점, 공격 성공률 57.14%
페퍼저축은행 이한비: 블로킹 1개 포함 5점, 공격 성공률 66.67%
현대건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모마를 앞세워 3연속 득점을 뽑았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염어르헝의 블로킹으로 연속 실점을 끊은 뒤 박정아와 테일러의 득점으로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모마의 공격 범실과 이한비의 파이프 반격까지 터진 페퍼저축은행은 역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 8-5에서 테일러와 이한비의 연속 득점이 나온 페퍼저축은행은 단숨에 10점 선착까지 해냈다.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의 상승세에 짓눌린 듯한 모습이었다. 6-12에서 모마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뒤처졌다. 페퍼저축은행은 흥이 오를 대로 오른 박사랑이 다양한 옵션을 활용하며 경기를 지배했고, 테일러의 공격력까지 제대로 발휘되면서 16-8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여유롭게 도달했다. 세트 후반에는 박은서와 박수빈이 더블 스위치로 들어가 경기를 풀었을 정도로 여유롭게 1세트를 치른 페퍼저축은행은 김다인의 서브 차례에 이어진 현대건설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치고 1세트를 따냈다. 24-21에서 이한비가 잘라 들어오는 공격을 성공시켰다.
2세트 현대건설 25-13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현대건설 김다인: 서브 득점 2개
범실: 현대건설 2개 – 페퍼저축은행 7개
팽팽하던 2세트의 초반 흐름 속에서 현대건설이 먼저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5-5에서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의 시간차와 이한비의 공격 범실, 양효진의 블로킹을 묶어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9-6에서는 김연견의 엄청난 플라잉 디그를 모마가 반격으로 연결시켰고, 이후 11-6에서 김다인의 서브 득점까지 터진 현대건설은 1세트에 본인들이 당했던 것을 페퍼저축은행에 그대로 돌려줬다. 그러자 장소연 감독은 세터를 박수빈으로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14-8에서 진행된 초장기 랠리를 고예림이 퀵오픈으로 끝내면서 점수 차를 7점 차까지 벌렸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에도 한미르에게 서브 득점을 내준 뒤 테일러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면서 8-18까지 뒤처졌다. 손쉽게 경기를 풀어간 현대건설은 19-11에서 모마의 득점으로 20점 고지를 밟았고, 24-13에서 김다인의 서브 득점이 또 터지면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 현대건설 19-25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페퍼저축은행 테일러: 9점, 공격 성공률 75%
서브 득점 + 블로킹: 현대건설 0개 – 페퍼저축은행 5개(서브 득점 3개, 블로킹 2개)
3세트는 또다시 페퍼저축은행이 기세를 올렸다. 4-4에서 박정아-테일러-이한비 삼각편대가 돌아가며 3연속 득점을 합작했고, 9-6에서는 장위가 엔드라인을 공략하는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에서 자잘한 범실들이 나오면서 1세트 때처럼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어떻게든 틀어막았지만, 12-15에서 박정아에게 서브 득점을 내주며 조금씩 페퍼저축은행에 잠식당하기 시작했다.
세트 중후반, 14-17에서 양효진이 노련한 반격을 성공시키면서 점수 차가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나 장 감독의 작전시간 이후 이한비가 사이드 아웃을 만들면서 페퍼저축은행이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V-리그 입성 이후 최고의 공격력을 발휘하는 테일러의 활약도 계속됐다. 이후 페퍼저축은행은 19-16에서 모마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20점 고지에 올라섰다. 강 감독은 정지윤을 투입해 세트 후반 추격을 노렸지만 18-22에서 정지윤의 공격이 박사랑의 손에 걸리면서 현대건설의 패색이 짙어졌다. 결국 24-19에서 이한비의 반격이 터지면서 페퍼저축은행이 3세트 승리를 거뒀다.
4세트 현대건설 24-26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24-24: 이한비 서브 득점-박정아 블로킹
서브 득점: 현대건설 0개 – 페퍼저축은행 3개
강 감독은 4세트 들어 위파위를 빼고 정지윤을 선발로 투입하며 화력과 높이를 보강했다. 세트 초반 흐름은 현대건설이 괜찮았다. 4-4에서 이한비의 공격 범실과 이다현의 블로킹이 나오면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도 이한비의 기술적인 공격과 장위의 서브 득점으로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접전을 펼치며 10점대에 진입한 두 팀 중 주도권을 유지한 팀은 현대건설이었다. 고예림이 공격에서 힘을 내면서 근소한 우위를 놓치지 않았고, 14-12에서 이다현의 블로킹이 나오면서 3점 차를 만들었다.
세트 중후반, 페퍼저축은행은 15-17에서 염어르헝이 높이를 활용해 득점을 올리면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염어르헝은 16-18에서도 모마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모마의 반대각 공격과 양효진의 블로킹으로 페퍼저축은행의 추격을 뿌리치고 20점에 도착했다. 그러자 페퍼저축은행은 20-22에서 장위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세트 후반 재차 추격을 시도했고, 23-24에서 테일러의 반격이 작렬하며 4세트를 듀스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직후 이한비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역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든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의 블로킹까지 더해 극적인 승점 3점 획득에 성공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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