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최태웅 감독의 믿음에 실력으로 보답했다.
V-리그는 2022-2023시즌 정규리그가 끝나고 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있다. 3판 2선승제로 진행되는 만큼 한 경기 한 경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소중하다.
그런 중요한 경기에서 오는 압박감과 부담감은 경험해보지 못하면 알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래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몇몇 사령탑들의 걱정은 봄배구를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선수들일 정도다.
그리고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자신의 9번째 봄배구에서 긴장하지 않고 팀 선봉에 서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이 아포짓으로 출전한다. 전광인이 빠지면서 코트 안에 경험 많은 선수가 부족해서 문성민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주장 전광인이 6라운드에서 부상을 당하며 플레이오프에 뛸 수 없게 되자 그 자리를 문성민에게 맡긴 것이다.
문성민은 최태웅 감독의 기대에 120% 부응했다. 블로킹 3점, 서브 1점 포함 18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70%를 기록했다. 문성민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2(27-25, 24-26, 25-23, 23-25, 15-13)로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에 한발 다가섰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문성민은 “홈에서 하는 경기였고 승리하게 돼서 기쁘다. 하지만 한 번 더 이겨야 한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몸관리 잘해서 원정에서도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승리했지만 방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문성민의 선발 기용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전술이었다. 문성민은 2022-2023시즌 정규리그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는 단 두 경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문성민 역시 자신이 선발로 들어간다는 것을 경기 당일에야 알게 됐다. “오전 운동 출발하기 10분 전 감독님께서 선발로 들어간다는 걸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급하게 준비했다”라고 알렸다.
급작스럽게 준비했지만 베테랑답게 노련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치렀고 결국 승리까지 챙긴 문성민이다. 문성민은 자신뿐만 아니라 봄배구를 처음 경험하는 이현승, 홍동선, 김선호도 신경 써야 하는 입장이었다. “말보다는 선수들이 코트에서 눈을 마주쳐가며 믿으면서 하길 바랐다. 경험은 내가 많지만 허수봉이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잘 이끌어줬다. 이번 경기를 승리했지만 다음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다 같이 한마음으로 잘 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말했듯 문성민이 경기 선발로 들어간 건 2022-2023시즌 3번째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고 어느덧 만 37세라는 나이 역시 무시할 수는 없었다. 최태웅 감독이 선택한 문성민 카드의 우려점 중 하나는 체력 문제였다.
문성민은 “경기를 들어갈 일이 많이 없기 때문에 들어갈 때마다 힘든 건 사실이다. 파이팅도 같이하려다 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래도 우리가 힘든 만큼 상대도 힘들기 때문에 누가 더 집중하느냐에 따라 승리가 바뀔 수 있다”라고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사진_천안/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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