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이 웃으면서 코트를 떠났다.
김연경은 2024-25시즌 V-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지난 8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이 ‘선수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였다. 가족,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언니를 따라 배구 코트를 밟았던 김연경은 2025년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 발자취는 화려하다. 흥국생명, JT마블러스(일본), 페네르바체와 엑자시바시(튀르키예), 상하이(중국) 팀을 거치며 세계적인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뿐만 아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까지 올라 런던과 도쿄에서 4강 신화를 썼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당당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20 도쿄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 2025년 2월에는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우승으로 마친 뒤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부모님 그리고 2명의 언니와 함께 웃었다. 김연경은 “가족들은 감정적이지 않다. 눈물 한 방울도 안 흘리더라”고 말하며 웃은 뒤 “고생했다고 얘기를 해줬다. 가족들이 없었으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내가 막내딸이다. 언니들 챙김을 받으면서 자랐다. 그래서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감사해야할 분이 많다”며 미소를 지었다.
선수 김연경의 마지막에 눈물을 보이는 팬들도 있었다. 김연경도 은퇴 발표 이후 팬들의 눈물에 울컥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이었던 만큼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김연경은 팬들을 향해 “팬들이 많이 우셨다. 팬들이 응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힘을 내서 이길 수 있었다. 나와 함께 나이를 들어가는 팬들도 있다. 런던, 리우, 도쿄올림픽까지 함께 한 팬들도 있고, 도쿄올림픽 이후에 팬이 됐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다. 많은 분들로부터 에너지를 받았고, 그래서 정상에 더 오래 있고 싶었던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은퇴를 하더라도 배구 쪽에서 일을 할 것이다. 끝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 배구의 새 역사를 쓴 김연경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정관장 고희진 감독도 “앞으로 다시 나오기 힘든 한국 배구의 아이콘이다. 한국 스포츠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선수다. 한국 배구 자체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가장 큰 힘을 줬고,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감사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연경도 한국배구 그리고 배구 꿈나무들을 향해 메시지는 던졌다. 그는 “늘 한국 배구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도 그렇고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플랜으로 선수들을 키운다면 달라질 수 있다. 잠재력 있는 선수들은 많다. 발굴하고 어떻게 육성할지 모두가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나도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했고, 이어 “요즘 어린 선수들과 얘기를 해보면 화려한 것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기본기를 먼저 잘 다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본기를 익히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가 넘어가면 어렵다. 기본기를 다진다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연경은 작년부터 KYK 재단을 운영 중이다. ‘희망을 전하는 나눔의 재단’이라는 모토로 유망주 발굴 및 장학금 지원 뿐만 아니라 환경이 어려운 꿈나무들은 위한 지원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작년에 이어 오는 5월 17일과 18일에도 ‘김연경 초청’ 세계 올스타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배구인’ 김연경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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