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상욱이형이면 충분히 받았을 텐데…”

대전/김하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12-25 09: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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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삼성화재는 승리를 선물 받았다. 이상욱은 김정호에게 당근을 선물했지만, 김정호는 이상욱에게 채찍(?)을 건넸다.

이상욱과 김정호는 이번 시즌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상욱은 비시즌에, 김정호는 시즌 중간에 삼성화재로 팀을 옮기며 본인의 새로운 팀을 맞이했다. 인연도 있었다. 이상욱은 성균관대와 우리카드 시절 함께했던 김상우 감독을 재회했고, 김정호는 본인의 데뷔를 맞이했던 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러나 이상하게 승리와 인연은 멀었다. 삼성화재는 개막 5연패에 빠졌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첫 승을 거뒀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김정호를 영입했지만, 연패에 벗어나지 못하며 7연패에 갇혔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승리는 찾아왔다. 삼성화재는 지난 20일 한국전력을 상대로 연패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고,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OK금융그룹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1-25, 25-15, 26-24, 25-14)로 이기며 첫 연승에 성공했다.

승점 3점을 챙기며 KB손해보험(승점 12)을 제치고 6위에 올라간 삼성화재, 김정호와 이상욱의 든든한 활약 덕분이었다.

김정호는 이날 경기에서 21점(58.82%)을 올리며 공격을 책임졌고 이상욱은 리시브 효율 32.58%에 20개의 디그 시도 중 17개를 성공적으로 걷어 올리며 코트를 지켰다.

김정호는 “길었던 연패를 끊고 연승을 기록한 게 뿌듯하다. 앞으로도 끈기 있는 배구를 하고 싶다”라며, 이상욱은 “1승을 따낸 이후 모두가 훈련할 때 뭉쳤고, 이번 경기까지 연장선으로 나왔다. 더 승부욕도 강해지고 조직력도 좋아지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시즌 도중 팀을 옮긴 김정호는 마음고생도 했다. 김정호는 “내가 오고 나서 팀이 더 좋아졌다는 반응이 나와야 했는데, 그 모습을 못 보여드려 자책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옆에서 형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준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경기를 준비하니 잘 되는 날이 왔다”라고 털어놨다.

이날 김정호가 보여준 활약은 상당했다. 2세트에 8점, 공격 성공률 100%를 자랑하며 승리를 이끌었지만 본인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격이랑 서브에서 범실이 많았다.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고 싶다.”

이상욱은 몸을 사리지 않는 디그를 보여줬다. A보드를 넘어가면서 공을 잡기 위한 열정을 보여줬고, 순식간에 충무체육관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이상욱은 “경기 초반 리시브를 할 때 몸이 무거워서 흔들렸다. 지난 경기 때 내가 정호를 혼냈더니 이번엔 정호가 나를 혼냈다(웃음). 다른 부분에서 더 열심히 하고자 수비랑 이단 연결에서 한 발 더 뛰었다. 악착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 더 잘 할 수 있다. 모두가 열심히 해줘서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이를 들은 김정호는 “서로 많이 도우면서 하고 있다. 장난치면서 기분도 풀어준다. 팀원이자 좋은 경쟁자인 만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라고 화답했다.
 


팀 집중력도 살아났다. 이전 경기에선 듀스 상황에서 무기력하게 범실로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3세트,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상황 속에서도 본인들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분위기와 함께 세트를 따냈다.

이상욱은 “공 하나 싸움이다. 선수들끼리 모였을 때나 타임아웃 때 이걸 이겨내야 더 성장할 수 있고 다음 경기에서도 치고 나갈 수 있는 경험이 생긴다고 했다. 모두가 한마음을 가지고 했던 게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김정호는 “우리랑 경기를 하면 상대가 더 부담스러운 경기를 한다. 그만큼 우리가 더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한 편지를 건넸다. 이상욱은 김정호에게 “정호가 없었다면 승리도 없었을 거다. 고생했고 앞으로도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정호는 달랐다.

 

김정호는 “상욱이형 실력이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서브였는데, 아쉬웠다. 조금만 더 준비하고 올스타 1위인 만큼 지금보다 더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장난이 담긴 말과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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