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강예진 기자] “어차피 받게 된 거 그럴 가치가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KB손해보험 황택의는 20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7억 3000만원에 계약하며 지난 다섯 시즌 연속 남자부 연봉 1위였던 대한항공 한선수(6억 5000만원)를 제쳤다.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2016~2017시즌 KB손해보험에 입단한 황택의는 21살 어린 나이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네 시즌 동안 팀은 하위권(6위-4위-6위-6위)에 머무르며 그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의 기복 있는 경기력과 커리어에 비해 오버 페이가 아니냐는 게 이유였다.
연봉킹이 주는 부담감 떨치려 멘탈관리

황택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처음엔 ‘내가 이 정도를 받아도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면서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다가는 내가 너무 나약해질 것 같았다. 어차피 받게 된 거 그럴 가치가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 더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말을 이었다.
다가오는 시즌이 끝나면 황택의는 첫 FA(자유계약선수)자격을 얻는다. 황택의는 “지금은 모든 게 부담이긴 하지만 털어내려고 멘탈 관리를 하고 있다. 중요하지 않은 시즌은 없지만 더 잘하려고 마음먹을수록 역효과가 났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코트 위에서 재밌게 하다 보면 내 실력이 발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황택의가 걸어온 네 시즌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8~2019시즌 초반 블로킹 착지 과정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외국인 선수까지 교체됐다, 2019~2020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운이 따르지 않았다. 팀이12연패를 당하며 세터로서 마음고생도 심했다. 이에 황택의는 “내 운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흔들릴 때 나도 같이 흔들렸지만 앞으로는 동요하지 않고 나부터 마음을 다잡을 것이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세터간 선의 경쟁 필요, "나부터 잘하는 모습 보여야"
차기 시즌 황택의는 따듯한 봄날을 꿈꾸고 있다. 그는 “잘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 욕먹을 땐 먹더라도 후회 없는 경기하고 싶다. 그땐 욕을 먹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KB손해보험엔 황택의를 비롯해 최익제, 김지승이 세터진을 이루고 있다. 그는 “세터 중 내가 나이가 가장 많다. 그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팀이 발전하려면 선의의 경쟁도 필요하다.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있으면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황택의는 ‘꾸준함’을 강조했다. “좋은 세터는 꾸준함인 것 같다. 튀기보다는 묵묵히 선수들이 빛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다.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사진=수원/유용우 기자, 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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