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얄궂었다. 2018-19시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 이후 왕좌 자리를 노렸지만 아쉬움이 컸다. 2020-21시즌 정규리그 2위-챔피언결정전 준우승, 2022-23시즌에도 현대건설이 주춤하면서 1위 탈환에 성공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먼저 2승을 챙기고 3연패를 기록하면서 준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이번에는 통합우승을 바라본다. 올해 프로 데뷔 첫 FA였던 김연경도 극적으로 팀에 잔류하면서 전력 누수가 없다. 오히려 베테랑 미들블로커이자 김연경의 절친인 김수지가 이적하면서 중앙은 더 견고해졌다. 아시아쿼터를 통해 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 도코쿠를 영입하면서 가용할 선수의 폭도 넓어졌다. 올해 2월 지휘봉을 잡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비시즌 동안 온전히 새 시즌 준비에 집중했다. V-리그는 장기 레이스다. 아본단자 감독도 선수들의 멘탈과 체력을 강조했다. 아본단자의 V-리그 두 번째 시즌의 막이 오른다.
우리 팀 외국인 선수를 소개합니다
흥국생명과 다시 손잡은 옐레나&새로운 OH 자원 레이나
1997년생의 196cm 아포짓 옐레나는 한국 V-리그에서만 3번째 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2021년 한국의 첫 팀은 정관장이었다. 1년 뒤에는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고, 올해 유일하게 재계약을 맺은 외국인 선수가 됐다. V-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은 2022-23시즌 1월 GS칼텍스전에 기록한 36득점이다. 정규리그 득점 3위, 공격종합 4위에 이름을 올렸고, 무엇보다 서브에서 2위를 차지하며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직전 시즌 막판 좀처럼 랠리 매듭을 짓지 못하며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2023-24시즌에도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옐레나와 김연경 쌍포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흥국생명의 아시아쿼터 1호 선수 레이나 도코쿠는 일본에서 왔다. 리시브 능력이 뛰어나고,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소화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자원이다. 덕분에 아본단자 감독 역시 다양한 포메이션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키플레이어
이주아
2000년생의 185cm 미들블로커 이주아는 흥국생명의 주전 멤버뿐만 아니라 어엿한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로 자리를 잡았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흥국생명 지명을 받았고, 이제 6번째 V-리그를 맞이한다. 이주아를 주목하는 이유는 매시즌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두 시즌 연속 블로킹 TOP10에 이름을 올렸고, 본인의 전매특허 이동공격에서도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직전 시즌 정규리그 이동공격 부문에서 배유나(한국도로공사)-한수지(GS칼텍스)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이주아도 스스로 이동공격이 자신있다. ‘이동주아’ 별명도 마음에 든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있다. 공격 스피드도 보다 끌어 올린 모습을 보였다. 최근 배구 흐름상 미들블로커 역할의 중요성도 인지하고 있다. 흥국생명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책임감을 느낀다. 이주아는 튀르키예, 브라질 대표 미들블로커인 에다 에르뎀과 카롤처럼 그리 큰 신장이 아니더라도 넓은 시야와 점프력 등을 닮고 싶어 한다.
SWOT 분석
Strength(강점)
‘쌍포’ 옐레나+김연경의 위력
· 직전 시즌 득점&공격 TOP5에 포함된 쌍포
· 흥국생명의 가장 강력한 무기
· 두 명의 해결사를 활용한 다양한 공격 패턴 기대
Weakness(약점)
김연경 대각에 들어설 OH 한 자리
· 직전 시즌 팀 리시브 6위
· OH 한 자리에서 보다 안정적인 리시브 필요
· 김미연·레이나·김다은 등 선의의 경쟁
Opportunities(기회)
베테랑 김수지의 합류, 철벽 블로킹 세우나
· 직전 시즌 팀 블로킹도 6위
· ‘새 얼굴’ 김수지와 이주아의 철벽 블로킹 기대
· 중앙 공격력까지 살리며 쌍포 짐 덜까
Threats(위협)
세터의 창의적 플레이 볼 수 있을까
· 아본단자 감독이 세터들에게 강조한 창의적인 플레이
· 쌍포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 신인 선수까지 세터만 5명, 시너지 효과 낼까
글_이보미/김하림/김희수 기자
사진_KOVO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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