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리그에서 4번째 시즌을 치르는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컨디션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201cm 아웃사이드 히터 요스바니는 2018년 OK금융그룹의 전신인 OK저축은행, 2019년 현대캐피탈, 2020년 대한항공을 거쳐 3시즌 만에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올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다.
2023-2024 V-리그 1라운드부터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요스바니다. 4경기를 치르면서 104득점 기록, 평균 공격 성공률은 약 54%를 기록 중이다. 공격 점유율은 45.48%, 효율은 41.48%다.
무엇보다 오픈 공격 성공률 56.45%로 리그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아웃사이드 히터 요스바니와 함께 김정호, 박성진으로 삼각편대를 꾸리고 있다. 3명 모두 공수 균형을 갖춘 공격 자원이다.
김정호는 공격 점유율 21.71%와 공격 성공률 52.38%, 리시브 점유율 24.01%와 리시브 효율 20.9%를 기록 중이다. 프로 2년차 박성진은 시즌 2번째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해 공격 점유율 11.89%와 공격 성공률 54.35%, 리시브 점유율 10.39%와 리시브 효율 31.03%를 기록하고 있다.
3명 중 요스바니의 리시브 비중이 가장 높다. 요스바니의 리시브 점유율은 26.16%, 리시브 효율은 34.25%다.
덕분에 세터 노재욱은 3명의 공격수 후위 공격도 적극 활용 중이다. 노재욱의 후위 공격 시도 점유율은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34.5%의 점유율의 퀵오픈 시도보다도 수치가 높았다.
직전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삼성화재는 현재 1라운드 3연승을 질주하며 3승1패(승점 8) 기록, 우리카드(4승, 승점 11)에 이어 2위에 랭크돼있다.
요스바니의 컨디션도 눈에 띈다. 연습 때부터 탁월한 점프력과 파괴력 넘치는 공격을 선보였고, 경기 중에도 해결사 본능을 드러냈다. 비시즌부터 차근차근 몸 만들기에 나섰던 요스바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그 어떤 선수보다 몸 관리나 준비를 잘한다. 본인도 절실한 마음으로 한국에 다시 왔고, 잘하자는 욕심이 크다보니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체중, 식단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더라. 컨디션이 좋게끔 훈련양도 적절하게 조절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요스바니는 몸 관리 비결에 대해 “비밀이다”고 말하며 웃은 뒤, “예전에 부상도 있었기 때문에 부상 관리 차원에서 시즌 내내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집중하고 있다”면서 “잠도 많이 자고, 밥도 잘 먹는다. 잘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 집중했다.
이어 “또 나를 포함해 팀 분위기 자체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배구를 하고 있다. 그래야 서로 힘도 얻고 배구를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요스바니는 ‘원 팀’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 성적보다는 팀을 위해서 뛰자는 마음으로 한국에 왔다. 볼 운동할 때 뿐만 아니라 웨이트장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야 시즌 내내 부상 없이 잘 치를 수 있다. 천천히 하나씩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스바니의 리더 역할에 대해서도 “내가 잘해서, 내가 베테랑이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국내 선수인 것처럼 가족같이 하나가 된다는 생각으로 어린 선수들한테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하나로서 같이 움직이자는 마인드로 팀을 이끌고 있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1991년생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졌다.
김정호도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는 박성진, 요스바니를 언급했다. 그는 “(박)성진이는 2년차이지만 그런 생각이 안 든다. 내가 2년차였으면 그렇게 못했을 것이다. 잘 버텨주면서 하는 것을 높게 본다. 나보다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며 “요스바니도 확실히 경기할 때 팀의 리더가 되려고 한다. 얘기도 많이 하고, 책임을 져주려고 한다. 믿음직스럽고 따라가려고 한다”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동시에 삼성화재의 수비와 연결, 마무리까지 탄탄해졌다. 김정호는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상대를 분석하면서 많이 때리는 위치 그리고 블로킹 자리도 잘 잡으려고 하고, 2차적으로 수비도 약속한대로 되고 있다. 서로 믿으면서 약속한 플레이를 하다보니, 수비와 연결에 이어 득점까지 잘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상승세의 원동력에 대해 요스바니는 “결과가 좋아야 그 원동력도 1000%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또 작년에 1, 2위했던 팀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도 이겼기에 다른 팀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로 뛰고 있다”며 힘줘 말했다.
삼성화재의 목표는 봄배구다. 요스바니도 “일단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그리고 주어진 경기, 지금 이 순간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기분 좋은 요스바니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자주 울려 퍼진 자신의 응원가를 부르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요스바니와 손을 잡은 삼성화재가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11월 1일과 5일 KB손해보험, 한국전력과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도 분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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