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일정을 마친 7개 구단의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모양새다.
26일 제주 썬호텔과 한라체육관에서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2일차 일정이 진행됐다. 이틀 동안 다대다 면담, 메디컬 체크, 연습 경기 등을 통해 참가자들을 면밀히 분석한 남자부 7개 팀은 이제 최종 지명만을 앞두고 있다.
이틀간의 일정을 거치며 각 구단들은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했다. 물론 오히려 1순위보다는 차라리 2순위나 3순위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할 정도로 우선순위 선정을 어려워하는 구단도 있다. 그러나 모든 구단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지명 유력 후보군은 사실상 4~6명 정도로 정해져 있다. 즉 24명의 참가자들 중 대다수는 선발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구 팬들이라면 기억해둘 가치가 충분했던,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최종 드래프트에서 하위 순번으로 깜짝 지명을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이나 2024년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더스파이크>가 이들 중 3명을 추려 소개한다.
① 밧수리 바투르(몽골, OH) -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
밧수리 바투르는 아시아쿼터 참가자 중 가장 액션이 크고 화려했던 선수다. 팔을 크게 휘두르는 특유의 공격 자세와 워밍업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100%를 쏟아 붓는 투지는 이틀 내내 화제였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빨간색 아대 역시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렇다고 실속 없이 겉만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다. 이틀간의 연습 경기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과 함께 공격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다만 특유의 동작이 너무 크고 욕심이 다소 과한 탓에 범실도 잦았던 점이 아쉽다.
료헤이 이가와 함께 이번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두 명의 리베로 중 한 명이다. 상무도 연습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도에 왔지만, 수많은 연습 경기를 치르기에 리베로의 숫자는 충분치 않았다. 자연스럽게 수망기드의 출전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이가와의 맞대결도 계속해서 치러졌다.
그러나 수망기드는 트라이아웃 최대어 중 한 명인 이가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인 경기도 몇 차례 있었다. 이가만큼의 안정감은 없었지만 크게 불안한 부분도 노출하지 않았다. 과감한 오버핸드 2단 연결은 이가도 보여주지 못한 그만의 무기였다.
이번 트라이아웃의 유일한 태국 참가자인 아몬텝 콘한은 참가자 전체를 통틀어도 가장 눈에 띄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엄청난 파열음을 내는 강서브와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은 그를 크게 의식하고 있지 않던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188cm의 단신이지만 폭발력을 갖춘 왼손잡이 아포짓이라는 점에서 함께 일정을 소화한 상무의 김동영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다만 2일차에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인 점, 영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는 점이 아쉬웠다. 1일차에 그가 보여준 폭발력에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인 팀들도 있었지만, 다대다 면담과 2일차 연습 경기를 거친 뒤 다소 관심이 식었다는 후문이다. 깜짝 지명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사진_제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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