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게만 느껴졌던 은퇴, 이제는 여러 생각이 들죠" 불혹을 바라보는 한송이

대전/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1 1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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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금은 다가오는 시즌 준비가 최우선"


"은퇴라는 게 막연한 미래 같았지만, 이제 정말 코앞까지 왔네요. 그래도 일단은 다가오는 시즌 준비가 최우선입니다." 언젠가는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 오겠지만, 지금이 그 순간은 아니다. 한국 나이 39세 한송이는 오늘도 프로 19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미들블로커 한송이도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무색하게 실력은 여전하다. 2021-2022시즌에도 29경기(90세트)에 출전해 135점, 속공 성공률 42.11%, 세트당 블로킹 0.522개를 기록했다. 속공 8위, 블로킹 9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5년 출범 시즌부터 지금까지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쉼 없이 다가온 한송이도 이제는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뛰어나고 빼어난 기량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선수 인생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한송이 역시 배구 코트를 누빈 날보다 뛸 날이 더 적다는 걸 알고 있다.

11일 대전에 위치한 KGC인삼공사 연습체육관에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한송이는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생각은 했다. 은퇴라는 게 막연한 미래 같았지만, 이제 정말 코앞까지 왔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시기다. 주변에서는 더 하라고 하지만, 여러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 당장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수는 없다. 지난 시즌 자신의 이름값에 비해 다소 아쉬운 활약을 펼쳤다고 자책한 한송이다. 기복 있는 모습을 털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팬들에게 다시 한번 뽐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은 다가오는 시즌 준비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몸을 더 만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 시즌은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많이 아쉬웠던 시즌이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하고 싶다. 그리고 잘 하고 싶다." 한송이의 말이다.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KGC인삼공사에는 변화가 많다. 이영택 감독에서 고희진 감독으로 수장이 바뀌었다. 코치진 역시 한국 여자배구 레전드 이숙자 코치를 비롯해 이강주 코치 그리고 최근까지 실업팀 화성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온 김정환 코치가 새로 합류했다.

한송이는 "감독님은 프로 출범 시즌부터 지금까지 계속 V-리그에 있으셨다. 여러 경험을 하신 분이다. 또 나이가 젊으셔서 선수들과 소통도 잘 되고, 선수들을 이해해 주려고 하신다. 편하게 훈련을 하고 있고,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이야기해 주신다. 긍정적 에너지를 전해주시는 분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팀에 변화가 많다. 지금 있는 멤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게 가장 큰 바람이다. 그러고 나서 그 후의 일들을 생각하고 싶다. 지금은 감독님의 배려 덕분에 안 좋았던 부분도 치료하고, 여유 있게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즌 준비에는 큰 문제 없다"라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는 윙스파이커 이선우-박혜민, 리베로 노란, 세터 염혜선, 미들블로커 정호영까지. 총 5명의 선수가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을 위해 진천선수촌으로 가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 세터 하효림이 최근 은퇴를 선언하며 팀을 떠났다. 11명의 소수 인원으로 비시즌 준비를 임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없어 생소하다"라고 웃은 뒤 "그래도 감독님이랑 코치님들이 열정적이고 밝은 분위기를 가져다주신다. 분위기가 정말 좋다. 다들 의욕적이다. 체력 훈련할 때도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팀의 주장을 맡았던 한송이는 주장직을 이소영에게 넘겨줬다. 주장이라는 무게감과 부담감을 덜고, 편안하게 코트 위에서 마지막 투혼을 펼치길 바라는 고희진 감독의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한송이는 "다음 시즌부터는 소영이가 주장을 하게 됐다. 소영이가 잘 끌고 가겠지만 혼자서는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늘 해왔듯이 같이 잘 다독이고, 동생들을 잘 끌고 가는 게 내 역할이라 본다. 모든 선수들이 팀에 녹아드는 '원 팀'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 본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한송이는 "지난 시즌 좋은 모습 보여드린 적도 있지만, 무너질 때는 힘 한 번 못 쓰고 무너진 경기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아쉽고, 죄송하다"라며 "올 시즌에는 끈질기고, 공격적이고, 재밌는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 우리 팀의 장점은 조직력이다. 조직력을 극대화한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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