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폴란드 2부리그 스탈 니사에서 뛰던 크라이첵(사진상 가운데 17번)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V-리그 남자부 첫 폴란드 출신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두 명 탄생했다.
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이날 이름이 불린 총 일곱 명의 외국인 선수 중 V-리그에 처음 발을 내딛는 선수는 네 명이었다. 폴란드 출신으로 각각 2순위, 6순위로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에 지명된 바토즈 크라이첵(207cm)과 미하우 필립(197cm)도 다가올 시즌 선보일 새로운 얼굴들이다..
2005~2006시즌 V-리그 남자부에 외국인 선수가 처음 도입된 이래 여러 나라 출신 외국인 선수가 오갔지만 배구 강국인 폴란드 출신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여자부에서는 2018~2019시즌 톰시아가 폴란드 출신으로 V-리그를 밟은 바 있지만 남자부에서는 2019~2020시즌까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동시에 두 명의 폴란드 선수가 선택을 받은 것이다. 필립은 지명 후 진행된 영상 통화 인터뷰에서 “같은 폴란드 출신 선수 두 명이 뛰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크라이첵과 함께 뛰게 돼서 기쁘고 기대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래프트 진행 후 두 선수를 지명한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과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은 모두 두 선수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하던 선수들이라고 밝혔다. 고 감독은 “최우선으로 바토즈를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스피드, 기술, 파워, 높이 모두 신청한 선수 중에서는 상위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석진욱 감독 역시 “필립이 우리에게는 1순위였다”라며 “블로킹과 파이팅이 좋다. 서브는 확인이 안 됐지만 공격력은 레오와 비슷하다”라고 필립 지명 이유과 장점을 언급했다.
두 선수 모두 2019~2020시즌 폴란드에서 뛰었다. 크라이첵은 폴란드 2부리그 소속 스탈 니사 S.A.에서 뛰었다. 필립은 폴란드 리그 1부 체라드 에네아 차르니 라돔에서 시작해 시즌 중 BKS 비슈와 비드고슈치로 이적했다.
크라이첵은 2019~2020시즌 막판 출전 시간이 줄어들기 전까지는 17경기에서 두 경기 제외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총 20경기에서 287점, 공격 성공률 51.93%를 기록했고 세트당 블로킹은 0.63개였다.
폴란드에서는 2부리그긴 했지만 빠른 스윙과 높은 타점을 바탕으로 위력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큰 신장을 바탕으로 한 블로킹 높이도 위력적이었다. 높이와 힘에서는 V-리그 팀들이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바를 보여줬다.

사진_폴란드 비드고슈치 시절 필립(94번)
필립은 비드고슈치 이적 이후 공격에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적 후 치른 일곱 경기에서 모두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일곱 경기에서 총 148점으로 시즌 총 득점(242점) 절반 이상을 일곱 경기 만에 기록했고 공격 성공률(54.78%, 시즌 평균 53.95%)과 블로킹(세트당 0.46개, 시즌 평균 0.32개), 서브(세트당 0.32개, 시즌 평균 0.16개) 모두 시즌 전체 기록보다 좋았다.
필립은 외국인 선수치고 큰 신장은 아니다. 이를 점프와 스윙으로 메운다. 적은 경기 수긴 하지만 비드고슈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두 선수는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교체되지 않는다면 V-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첫 폴란드 출신 외국인 선수가 된다. 각 팀의 변화 중심에 있는 만큼 임무가 막중한 크라이첵과 필립이 다가올 시즌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폴란드 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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