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V-리그 2019~2020시즌 남자부 7개팀 가운데 팀 컬러를 가장 확실하게 바꾼 팀을 꼽는다면 우리카드가 아닐까 싶다. 우리카드는 2018~2019시즌 창단 첫 봄 배구에 진출했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오른 데 이어 올 시즌은 리그가 일시 중단되기 전까지 승점 69점, 25승 7패로 1위를 지켰다. 창단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이 눈앞에 있다.
우리카드가 올 시즌 이같은 대약진에 성공한 과정은 남다르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아가메즈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이 한층 성장하면서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여러 선수가 고르게 활약하며 우리카드는 올 시즌에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나경복 필두로 한 젊은 윙스파이커진 성장이 돋보인 전반기

올 시즌 상승세를 달리는 바탕에는 젊은 윙스파이커 성장이 있었다. 특히 나경복은 공수에 걸쳐 모두 발전했다. 나경복은 올 시즌 29경기(113세트)에 출전해 총 491점에 공격 성공률 52.92%, 리시브 효율 30.64%를 기록 중이었다. 세 기록 모두 커리어 하이였고 블로킹(세트당 0.407개)과 서브(세트당 0.327개)도 데뷔 후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 리시브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한층 성장한 나경복과 함께 3라운드까지는 황경민 활약이 두드러졌다. 황경민은 주전 윙스파이커로 발돋움해 3라운드까지 공격 성공률 51.37%를 기록했고 특히 리시브 효율 46.94%로 우리카드의 리시브 안정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처럼 젊은 선수들의 성장 덕분에 우리카드는 2라운드 펠리페가 부상으로 두 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2라운드 5승 1패를 기록하는 등 3라운드까지 12승 6패 승점 33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발전한 오픈 공격, 백업 활약도 빛난 후반기
우리카드는 4라운드 이후 더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를 잡은 데 이어 4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쳤고 2월 5일 현대캐피탈전까지 창단 이후 최다인 10연승을 달렸다. 대한항공에 패하며 연승이 끊겼지만 이후 리그 중단 전까지 다시 5연승을 달렸다. 4라운드 이후 우리카드는 13승 1패를 기록했다.
우리카드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달릴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1~3라운드와 비교해 크게 상승한 오픈 공격 성공률을 빼놓을 수 없다. 3라운드까지 우리카드 오픈 공격 성공률은 39.43%로 남자부 최하위였지만 4라운드부터 리그 중단 시점까지는 45.28%로 같은 기간 남자부 7개 팀 중 3위에 해당한다.
특히 펠리페가 후반기에 더 나아질 것이라는 신영철 감독의 예상대로 오픈 공격 성공률이 올라왔다는 게 고무적이다. 펠리페의 오픈 공격 성공률은 3라운드까지 35.55%에 그쳤지만 4라운드 이후로는 45.11%까지 올라왔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기록이 상승 중이라는 것도 긍정적이다.
펠리페 오픈 공격 성공률 변화
1라운드 32.91% → 2라운드(2경기) 42.86% → 3라운드 35.58% → 4라운드 44.59%→ 5라운드 48.19%
여기에 후반기에는 백업 활약도 눈에 띄었다. 황경민이 3라운드부터 매 라운드 공격 성공률이 조금씩 떨어졌고 5라운드에는 리시브까지 흔들리자 한성정이 그 자리를 메웠다. 2월 12일 한국전력전부터 출전 시간이 늘어난 한성정은 공수에 걸쳐 황경민이 해주던 역할을 잘 메우고 있다.

백업 세터 하승우 활약도 좋았다. 하승우는 2월 16일 OK저축은행전부터 네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고 2월 23일 KB손해보험전까지는 경기 전체를 혼자 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기 우리카드는 백업진에서도 긍정적인 소득을 얻었다.
오픈 공격은 보완 필요, 정규리그 우승 걸린 대한항공전
많은 면에서 지난 시즌보다 발전한 우리카드지만 아직 보완할 점은 남아있다. 오픈 공격 성공률은 좀 더 올라올 필요가 있고 펠리페도 지금까지 보여준 오픈 공격 성공률을 좀 더 이어가야 한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멈춘 가운데 큰 무대에서 지금의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증명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리그가 재개된다면 최대 관건은 역시 대한항공과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이날 경기가 정규시즌 1위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2위 대한항공과 승점차를 벌림과 동시에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우리카드가 유일하게 상대전적이 밀리는 팀이다(3승 2패 대한항공 우위). 올 시즌 우리카드 10연승을 막아섰던 것도 대한항공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우리카드 천적 역할을 하는 대한항공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시즌 창단 첫 봄 배구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올 시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리그가 잠시 중단된 가운데, 우리카드의 올 시즌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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