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안녕…'군입대' 김규민 "더 성장해 팬들 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이정원 / 기사승인 : 2020-03-02 0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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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전 <더스파이크>와 인터뷰
2일 51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 시즌 중 떠나 팀에 미안한 마음
내가 더 성장한 원동력은 '박기원 감독'
"팬들께서 저를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변함없는 사람으로 돌아오고 싶어요. 팬들이 봤을 때 '예전하고 다른 게 없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대한항공 주전 미들블로커 김규민이 군 복무를 위해 잠시 배구 코트를 떠난다. 올해로 만 30세(1990년 12월생)가 된 김규민은 2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51사단 신병교육대에 들어가 군 복무를 시작한다. 그는 상근 예비역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며, 전역 예정일은 2021년 9월 9일이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은 일찌감치 김규민의 입대를 대비했다. 김규민 대신 진성태의 투입 시간을 늘렸다. 진성태 역시 믿을만한 미들블로커 중 한 명으로 뽑히고 있지만 리그 속공 1위(64.36%), 블로킹 2위(세트당 0.73개)에 올라있는 김규민의 공백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스파이크>는 지난 2월 28일 입대를 앞둔 김규민과 인터뷰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김규민은 "여행도 가고 가족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디를 돌아다니지 못했다. 가족들과 집에서 푹 쉬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김규민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남은 시즌을 동고동락한 팀원들과 함께 보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남은 시즌을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아쉽다. 내가 전역을 하면 지금 있는 팀원들이 변할 수도 있다. 이 멤버들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팀이 상위권에 있고,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인데 끝을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팀원들이 올 시즌 대한항공을 우승으로 이끌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없더라도 풍부한 선수층이 대한항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항공에는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진)성태, (조)재영이도 준비를 잘 했다. 너무 잘 하는 (한)선수 형, (곽)승석 이형도 잘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인 진지위에게 격려의 말도 전했다. "진지위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떠나게 됐는데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잘 하는 형들의 플레이를 보고 많이 배우길 바란다."

2013년 1라운드 5순위로 러시앤캐시(現 OK저축은행)에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규민. 그는 데뷔 초반을 되돌아보며 "데뷔 초반에는 여유가 없었다. 생각도 어렸고,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배구 이해도도 낮았고, 무엇보다 배구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규민은 OK저축은행-삼성화재를 거친 뒤 2018~2019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으로 팀을 옮겼다. 그는 지난 시즌 블로킹 5위, 속공 4위에 오르며 2017~2018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리그 베스트 7에 이름을 올렸고,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전 시즌들보다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규민은 자신의 성장 원동력으로 박기원 감독의 이름을 언급했다.

"박기원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사실 처음에는 내가 추구하는 배구와 감독님이 추구하는 배구가 달라 힘들었다. 그래서 많이 혼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블로킹 스텝이나 준비 자세 등을 많이 바꾸시길 바라셨는데 나는 그냥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감독님의 말씀이 맞았고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내가 성장한 원동력에는 감독님이 있다." 김규민의 말이다.

김규민은 입대 후 목표에 대해서도 한마디 보탰다. 그는 "체중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쓸 예정이다. 무릎 관리도 잘 해 아프지 않은 몸으로 전역을 하고 싶다. 한 시즌 정도 뛰지 못하게 되는데 배구 센스도 보완해오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프로 3년 차를 빼고는 꾸준히 경기를 뛰었다. 군대에 가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휴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가족과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2021~2022시즌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과연 어떤 선수로 돌아오고 싶을까. 김규민은 "변함없는 사람으로 돌아오고 싶다. 팬들이 봤을 때 '예전하고 똑같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배구 생각, 열정, 실력 모두 마음 안에 품고 있겠다"라고 말했다.

김규민은 "형들에게 '나 없을 때 우승하면 배 아프다'라고 농담을 건넸지만 올 시즌 꼭 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뒤 팬 여러분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끝으로 "지금까지 응원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선수가 팬들의 머릿 속에서 잊히는 건 금방이라고 하는데 잊지 않고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녀와서 더 성장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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