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이광준 기자] “이럴 때일수록 강한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삼성화재는 25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 극적 승리를 거뒀다.
삼성화재는 외인 없이 경기에 나섰다. 주포 역할은 단연 박철우였다. 박철우는 이날 36득점, 공격성공률은 63.83%로 뛰어났다. 서브에이스가 무려 5개나 있었다. 올 시즌 개인 최다득점 기록이었다.
또한 박철우는 후위득점 8개를 추가하면서 남자부 역대 1호 후위 1,700득점(현재 1,707개)을 달성했다. 시상은 없었지만 개인기록까지 달성하며 두 배로 기쁜 날이었다.
인터뷰실에 입장한 박철우는 곧바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기자단에서 “역시 모범 선수”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이날은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열린 첫 무관중 경기였다. 박철우도 이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사태가 심각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아예 관중이 없는 채로 경기하는 건 처음이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럴 때일수록 강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얼마나 심각하면 무관중으로 경기를 하겠나. 심지어는 리그가 중단된 종목도 있다.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되고 관중들이 찾아왔으면 한다.”
박철우는 평소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잘 보여주는 선수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의 말 역시 그런 책임감이 느껴졌다.

무관중으로 경기한 소감을 물었다. 박철우는 “홈 경기장이면 뭔가 다를 수 있는데 원정 경기여서 크게 와닿진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하나 재밌는 게 있었다. 터치아웃 소리가 잘 들렸다. 그런 것 두세 개를 잡아낼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후위 1,700득점은 축하할 만한 기록이었다. 박철우는 “개인기록은 자부심이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개인 최다득점도 한 번 깨보고 싶다. 아직 20대만큼 때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박철우의 개인 최다득점은 2009~2010시즌에 세웠던 50점이다. 정확히 10년 전 기록이다.
이번 경기서 많은 득점을 낸 것이 만족스러운 것처럼 보였다. 박철우는 웃으며 “나름 재밌었던 경기다. 경기 흐름을 타는 느낌이 든 건 간만이다”라고 했다.
삼성화재는 현재 5위로 봄 배구와는 사실상 멀어졌다. 박철우는 “거기에 사로잡혀선 안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시즌은 끝날 때까지 해야 하는 거다. 또 경기는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어진 매 경기를 잘 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봄 배구가 좌절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순 있다. 그런 부분은 최대한 다잡아야 한다. 이기고 지는 걸 떠나서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_수원/ 박상혁, 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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