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세터야', 골머리 앓는 최태웅 감독

강예진 / 기사승인 : 2020-02-06 0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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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5라운드 대한항공-우리카드전 연패로 선두경쟁 힘 잃어
황동일-이승원 세터체제 불안한 경기력으로 팀 공격력 약화
최태웅 감독 "문제점 고쳐야 더 좋은 팀 된다"고 긍정 해석

[더스파이크=장충체육관/강예진 기자] "머리가 아프다."

역시 문제는 세터였다. 황동일도 안되고, 이승원도 아니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5일 우리카드와 장충체육관 원정경기를 0-3(26-8, 23-25, 28-30)으로 완패한 뒤 머리를 잡고 괴로워했다.

한동안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팀 약점이 다시 도졌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주전세터의 기복있는 경기력에 팀 공격이 크게 흔들렸다. 최태웅 감독이 주창하는 스피드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두 팀의 맞대결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V-리그 남자부 선두권 경쟁을 하는 두 팀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3위 현대캐피탈(46점)은 선두 우리카드(53점)와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카드로선 2위 대한항공(50점)을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다. 한 점차 싸움이었지만 양 팀 세터 간의 경기력 차이가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경기 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선발세터는 황동일이다. 한 라운드를 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말하며 믿음을 보였다. 황동일은 지난 18일 대한항공전부터 네 경기 연속 선발 세터로 나섰다. 믿음에 보답하듯 안정적인 세트와 함께 공격수들을 지휘했지만 최근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

이날 역시 공격수들과 호흡이 자주 어긋났다. 이로 인해 우리카드에게 리드를 내줬다. 황동일은 세트마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였다. 결정적인 순간 범실이 나와 승기가 꺾였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이 역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와 윙스파이커가 자리한 팀이다. 중앙 화력싸움에서 강점을 가지는 현대캐피탈이었지만 이날은 속공 시도 19개 중 절반도 되지 않는 9개만을 성공시켰다. 오픈공격 역시 시도 횟수(37개)에 비해 성공 개수(9개)가 현저히 떨어졌다(성공률 24.32%). 리시브가 흔들렸다면 이해될 만한 수치지만 리시브 효율에서는 현대캐피탈(51.43%)이 상대(40%)보다 높았다. 그만큼 선수들 간의 호흡에 문제가 있었다.

반면 우리카드 세터 노재욱은 현대캐피탈과 달리 날개 공격수들을 활용해 경기를 풀어갔다. 중앙 점유율을 줄이고 펠리페-나경복-황경민을 활용했다. 오픈 성공률은 41.67%로 상대를 압도했다.(36개 중 15개 성공)



최태웅 감독은 경기 후 세터 문제를 다시 언급했다. 최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세터와의 호흡문제가 가장 크다”라고 털어놨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노재욱(우리카드)이 팀을 떠난 후 주전 세터를 이승원으로 낙점했다. 그 과정 속에서도 세터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베테랑 세터 황동일을 영입하며 세터 포지션 보강에 나섰다. 자유신분이었던 그를 데리고 온 최태웅 감독은 “장점을 극대화하고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를 통해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라며 예고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5라운드 출발부터 힘을 잃은 모습이다. 지난 2일 대한항공전에 이은 현대캐피탈전 완패로 현대캐피탈은 3강간 선두경쟁에서 동력을 잃게 됐다.

다시 한 번 떠오른 약점에 직면한 최태웅 감독이 해법을 찾자면 머리가 아프게 됐다. 최 감독은 “세터들이 감독에 의해 플레이 하는걸 원치 않기에 원하는대로 하게끔 한다. 오늘은 누가 생각해도 어려운 볼을 속공으로 연결하려 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위험한 플레이를 자제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문제점을 고치면 더 좋은 팀이 되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사진=장충체육관/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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