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갖춘 유망주, 목포대 출신 김동민이 그리는 미래

이광준 / 기사승인 : 2020-01-29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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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수원/이광준 기자] KB손해보험 신인 김동민 활약이 연일 눈길을 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최근 2연패를 끊고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신인 김동민(192cm, 23세)은 이날 1세트 교체 투입으로 코트를 밟았다. 장기인 리시브와 디그로 팀에 안정감을 더했다. 공격에서도 눈부셨다. 시도 자체가 많진 않았지만 적중률이 높았다. 상대 블로킹을 보고 상황에 맞는 공격으로 한국전력 블로커들을 당황케 했다.

김동민은 인상적인 플레이로 지켜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김동민은 9득점, 성공률 64.29%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리시브효율은 57.69%로 매우 뛰어났다.


기본기 갖춘 '다재다능' 신예의 등장

최근 몇 년 간 주목 받은 신예 윙스파이커는 많다. 그들 중 리시브와 디그 능력을 갖춘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대학 시절 팀 주포로 뛰어 공격력이 강점인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선수들은 리시브에 가담하지 않고 공격에만 올인하는 경우가 많다. 리시브를 하더라도 그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을 정도로만 가담한다.

프로에서 뛰기 위해서는 리시브와 디그 능력이 필수다.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은 얼마든지 있다. 외국인선수가 있어 그를 밀어내고 주포 노릇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국내 선수들이 기회를 얻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받고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 후위에선 적절한 수비 위치를 잡을 줄 알고, 공격 외에 부분에서 판단이 빨라야 된다. 이게 안 돼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김동민은 정반대다. 리시브와 디그 능력을 인정받아 기회를 빨리 얻었다. 리그 초반부터 수비 강화를 위해 종종 투입됐다. 그러면서 코트 적응력을 키워 나갔다. 수비에서 얻은 자신감은 곧 공격으로 이어졌다. 김동민은 수비 장점 뿐 아니라 공격도 쏠쏠했다. 탄력도 좋고 상대 블로킹에 순간적으로 대처하는 능력도 좋았다.

최근에는 뛸 기회가 많아졌다. 지난 25일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도 그는 매 세트 코트를 밟으며 활약했다. 그 때도 9득점, 성공률 66.67%로 좋았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은 1라운드(홍상혁)와 2라운드(김동민) 모두 윙스파이커를 택했다. 1라운더 홍상혁은 대학 재학 시절 한양대 주포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리시브가 안 되고 공격도 당장 프로에서 통할 수준은 아니어서 기회를 자주 받지 못하는 상태다. 기본기가 좋은 김동민이 좀 더 주목을 받는다.

권순찬 감독도 이런 김동민 활약을 두고 만족감을 표했다. 권 감독은 “기본기가 좋고 센스가 있다. 저런 선수들이 기회 받을 여지도 더 많고 앞으로 대성할 가능성이 크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보강한다면 팀에서도 자주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대 출신으로 큰 사명감 느껴요”

경기 후 김동민은 생애 첫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실을 찾았다.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겨서 좋다는 생각뿐이다. 연패를 꼭 끊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라고 좋아했다.

두 경기 연속으로 9득점을 올렸다. 김동민은 “9득점인 걸 지금 알았다. 경기를 하면서는 몇 점을 냈는지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두 자릿수 득점을 하지 못해 조금 아쉽다”라며 웃었다.

김동민은 목포대를 졸업했다. 대학배구는 주로 수도권 팀들이 중심이 된다. 목포대는 대학리그 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 김동민은 목포대에서 받고 때리는 역할을 하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김동민에게 대학 무대는 ‘성장 발판’이었다. 그는 대학 때를 떠올리며 “대학에 진학할 때 나는 그리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다행히 목포대에서 나를 좋게 봐줘 가게 됐다. 대학 때 정말 많이 늘었다. 그 전까진 수비 위주로만 하던 선수였다. 공격이 안 됐다. 대학에 가서 공격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 때 한양대, 경희대 등 수도권 팀들을 상대로 잡은 경험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도 가능성이 있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훈련에 집중해 지금처럼 기회를 받게 된 것 같다. 목포대 선수들이 나로 인해 좀 더 동기부여가 돼 운동했으면 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목포대 출신으로서 책임감, 사명감을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김동민 스스로도 첫 시즌부터 이렇게 많은 기회를 받을 줄은 몰랐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목표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코트만 밟아보잔 생각이었다. 이후 자주 경기에 들어가게 되면서 ‘특급 조커가 되자’라고 했다. 지금은 목표를 조금 더 수정해서 ‘팀에서 비중 있는 선수가 되자’로 해야될 것 같다.”

끝으로 김동민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나설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 주신 기회만큼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라고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_수원/박상혁 기자, 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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