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민 교체선수로 나서 안정된 리시브와 디그
자유롭고 편안한 대한항공 팀 분위기가 좋아
박기원 감독,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 없다"고 격려
올 시즌 우리 팀 통합 우승이 목표

[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승석이 형 본받고 싶고, 지석이 형은 잘 쟁겨줘요."
새로운 신인들 활약은 리그에 활기를 더해준다. 그런 신인들이 조금 더 주목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더스파이크>가 준비했다. ‘주간ROOKIE’는 매주 신인 한 명을 선정해 소개하고, 선수 이야기를 듣는 코너다. 남자부와 여자부 신인을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소개할 예정이다.
세 번째 ‘ROOKIE 인터뷰’ 주인공은 리시브 라인이 견고한 대한항공에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오은렬(L, 178cm)이다.

오은렬은 경기대 출신으로 2019-2020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배구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그는 2016 제18회 아시아청소년 남자 U20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다. 이란과 중국 선수들을 제치고 베스트 리베로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해남대회서는 경기대 우승을 이끎과 동시에 리베로 상을 받았다(리시브 1위(TOP5 중 유일하게 효율 50%를 넘긴 선수), 디그 3위).
오은렬은 지난 7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 주전 리베로 정성민을 대신해 이지훈과 함께 경기에 투입됐다. 그 전까지는 교체로 코트를 밟았지만 이날은 2세트부터 4세트까지 온전히 출전하며 팀 내 가장 많은 리시브(19개)를 받았다. 당시 오은렬은 47.37%의 높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이후 12일 KB손해보험 전에서는 혼자서 5세트를 책임졌다. 상대 서브 47개를 받아 55.32%의 효율을 기록했고, 24개의 디그 시도 중 19개를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힘을 실었다. 리베로에게 요구되는 2단 연결 역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2일 KB손해보험전서 선보인 점프 백패스는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오은렬을 꾸준히 기용하며 경험치를 쌓게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출전시간을 계속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발전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오은렬의 활약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되고 싶은 리베로 오은렬의 이야기
Q. 프로 데뷔 첫 시즌을 뛰고 있는 소감은 어떤가요.
팀에 입단해서 이렇게 빨리 경기를 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잘해서 좋은 리베로가 되고 싶어요.
Q. 대한항공이라는 리시브 라인이 견고한 팀에 입단했을 때 어떤 각오였나요.
대한항공이 리시브 효율이나 성공률이 뛰어난 팀이잖아요. ‘배울 점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한편으로는 제가 경기에 투입이 되면 상대편은 신인인 저에게 목적타 서브를 많이 때리잖아요. 오히려 제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니까 ‘연습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Q. 입단 후 첫 월급은 어떻게 썼나요..
받자마자 부모님께 반 드리고 반은 제가 썼어요.

Q. 팀에서 가장 본받고 싶은 선수는 누군가요.
다른 포지션이지만 (곽)승석이 형이요. 리시브를 하실 때 확실히 감이 좋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경기 중간에 지고 있어도 ‘어떻게든 해보자’라고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세요. 항상 열의를 표하시는 부분도 본받고 싶어요,
Q. 가장 잘 챙겨주는 선배가 있다면.
(정)지석이 형이요. 항상 저를 보면서 “긴장하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격려해주세요.
Q. 코트에 처음 들어갔을 때 어땠나요.
그 전에는 (정)성민이형이 몸이 좋지 않으셔서 (이)지훈이 형이랑 같이 들어간다고 했을 때 긴장해서 잠을 못 잤어요. 최부식 코치님께서 “할 수 있겠냐”라고 물으셨어요. 못하더라도 자신 있게 하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들어갔어요. 많이 떨었어요. 그래도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첫 경기는 제 기준 나름 만족스러웠어요!
Q. 감독님께서 경기 전에 어떤 말을 해주셨나요.
“너무 잘 하려고 하지마라”, “하던 대로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해주세요.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는 없다” 등 격려의 말을 많이 하세요.

Q. 대한항공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생활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자유로워요. 분위기도 편안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운동할 땐 하고 쉴 땐 쉬는 게 분명해요. 제가 그런 걸 잘 못했는데 여기 와서 형들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Q. 평소 친했거나 특별한 관계인 친구가 있나요.
OK저축은행 (전)진선이요. 같은 중, 고등학교 나왔어요. 프로에 입단하기 전에도 이야기 많이 했어요.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Q. 프로의 꿈을 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있나요.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Q.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한 마디.
부모님께서 제가 힘들 때 항상 같이 스트레스 받으시면서 뒷바라지해주셨어요. 드래프트 때 제 이름이 지명되고 나니까 우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했고 항상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Q. 올 시즌 목표.
무조건 우리 팀이 통합 우승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신인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오은렬은 자신의 배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배구를 하다 보면 ‘리베로는 정석대로 해야 한다’라는 암묵적인 부분이 있어요. 자세를 많이 이야기하곤 해요. 외국 선수들을 보면 자세가 좋긴 하지만 그런 부분을 크게 강조를 하지는 않아요. 그런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는 외국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저만의 것을 만들고 싶어요.”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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