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공백 속 빛난 장지원-박준혁…‘석-석 듀오’ 빠진 대한항공 대책은?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12-26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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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여자부에 이어 남자부에서도 대표팀 차출 속에 새로운 얼굴들이 활약했다.

남자부 7개 팀은 지난 22일 저녁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나설 대표팀 선수들이 빠진 채 V-리그 일정을 치르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팀마다 한 경기씩 대표팀 선수들 없이 경기를 치르면서 그간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다시금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대표팀 없이 두 경기가 열린 가운데 남자부에서도 백업 선수들이 주전 공백을 메우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예고된 출전, 기회 놓치지 않은 장지원-박준혁

우리카드 장지원은 시즌 중 꾸준히 신영철 감독이 대표팀 공백기에 활용하겠다고 공언한 선수였다. 올해 대표팀에 이상욱이 꾸준히 차출됐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선수가 필요했고 신 감독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지명한 고졸 신인 장지원을 낙점했다.

지난 11월 6일 대한항공전에 데뷔한 장지원은 25일 한국전력과 경기 전까지 여덟 경기에 나서 대부분 시간을 후위 수비 강화를 위한 교체 요원으로 소화했다. 리베로로 등록돼 출전한 경기는 두 경기뿐이었다. 25일 경기는 리베로로 나선 데뷔 후 세 번째 경기였지만 장지원은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장지원은 리시브 시도 33회로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 시도를 기록했고 리시브 효율은 57.58%를 기록했다. 디그 성공은 노재욱(12회) 다음으로 많았다(11회). 경기 후 신 감독은 장지원을 두고 “고졸 선수치고 이 정도면 잘해줬다”라고 평가했다.

장지원은 이상욱이 돌아온다면 다시 리베로보다는 후위 수비 강화를 위한 윙스파이커 교체 선수로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찍부터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향후 이상욱의 짐을 덜어줄 제2 리베로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장지원에 앞서 활약한 건 현대캐피탈 박준혁이었다. 박준혁 역시 올해 컵 대회부터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자주 언급하던 선수였다. 대표팀 공백기에 주전 미들블로커 신영석과 최민호가 모두 빠질 걸 계산한 최 감독은 컵 대회 조별리그에서 박준혁을 세 경기 모두 출전시켰다. 당시 박준혁은 컵 대회 세 경기(7세트)에 출전해 블로킹 1개,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9점을 기록했다.

컵 대회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정규시즌에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박준혁은 24일 OK저축은행과 경기 전까지 두 경기(2세트) 출전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준혁은 오랜만에 다시 코트를 밟았음에도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 감독의 예고대로 박준혁은 24일 OK저축은행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박준혁은 개인 한 경기 최다인 블로킹 6개를 잡아내며 중앙은 지켰다. 속공(1/5)은 아쉬웠지만 큰 신장(205cm)을 바탕으로 한 블로킹 높이는 위력적이었다. 박준혁은 차영석과 15점을 합작해 최민호와 신영석이 빠진 공백을 최소화했고 최 감독은 경기 후 “(신)영석이가 대표팀에 갔는데 안 가고 계속 있는 줄 알았다”라고 두 젊은 미들블로커 활약을 치켜세웠다. 이날만큼은 ‘박지수 오빠’ 박준혁이 아닌 스스로 활약으로 더 빛났다.

박준혁은 V-리그 남자부 휴식기 전 현대캐피탈 마지막 경기인 2020년 1월 3일 OK저축은행전에도 선발로 나올 게 유력하다. 많지 않은 기회지만 박준혁이 이 경기까지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대표팀 선수들이 복귀한 이후 현대캐피탈 선수 운영도 더 여유로워진다. 신영석과 최민호가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이후 회복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사진: 상무 시절 김성민(7번)

‘석-석 듀오’ 빠지는 대한항공, 기회 잡을 선수들은

현대캐피탈과 함께 이번 대표팀 차출로 가장 전력 누수가 큰 건 대한항공이다. 주전 윙스파이커 듀오 정지석, 곽승석과 함께 한선수, 김규민까지 네 명이 빠진다. 한선수 자리에는 이때를 위해 유광우를 일찍이 영입해 준비했다. 김규민 자리에도 진성태가 대기 중이다.

최대 관건은 역시 윙스파이커다. V-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공수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팀 내 영향력이 절대적인 정지석과 곽승석이기에 빠질 경우 팀이 입을 타격도 크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손현종과 김성민, 여기에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던 임동혁도 윙스파이커로 대기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임동혁이 윙스파이커에 필수인 리시브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손현종은 비시즌 합류해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관건은 제대 후 합류한 김성민이다. 김성민은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 13경기(34세트)에 나서 총 60점, 공격 성공률 47.62%를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은 33.33%였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경기를 뛰긴 했지만 대한항공 선수들과 호흡을 오랜 시간 맞추지 못했고 리시브에서 얼마나 버텨줄지 미지수이다. 제대 후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와 불안감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대표팀 선수 없이 두 경기를 치러야 한다. 최근 주춤한 사이 2위 그룹인 우리카드, 현대캐피탈과 승점 차이가 3점으로 줄었기 때문에 승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추격 중인 두 팀이 대표팀 없이 치른 첫 경기를 모두 승리했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만약 대표팀 없이 치르는 두 경기에서 승점 추가가 저조하다면 향후 선두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휴식기를 앞두고 중요한 시기를 맞은 대한항공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홍기웅,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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