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 분전한 김인혁, 더 무거워진 어깨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12-23 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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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서영욱 기자] 대한항공과 접전을 이끈 김인혁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22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그중 1세트와 4세트, 5세트는 듀스까지 치렀다. 5세트에는 먼저 14점째를 올려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지만 놓쳤고 결국 패했다. 한국전력은 2017~2018시즌부터 이어진 맞대결 10연패를 끊을 절호의 기회를 얻었지만 실패하며 대한항공전 11연패를 당했다.

이처럼 한국전력이 대한항공과 접전을 펼칠 수 있었던 건 5세트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31점을 올린 가빈의 활약, 3세트 중간부터 이호건 대신 투입된 이민욱의 선전과 함께 김인혁의 분전 덕분이었다. 이날 김인혁은 21점으로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다시 세웠고(이전 기록은 올 시즌 11월 8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세운 20점)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도 3개씩 기록했다.

공격에서는 빠른 스윙으로 상대 블로킹을 뚫었고 날카로운 서브도 빛을 발했다. 특히 4세트 9-15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때를 기점으로 한국전력은 격차를 좁혔고 듀스 끝에 4세트를 가져왔다.

올 시즌 한국전력은 가빈이 활약했음에도 국내 선수 활약이 더해지지 않아 패한 경기가 시즌 초에 잦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이 ‘가빈 도우미’로 활약한 게 김인혁이었다. 올 시즌 한국전력에서 가빈 다음으로 득점이 많은 게 김인혁이고(가비 422점, 김인혁 186점) 공격 성공률 51.45%로 팀 내 측면 공격수 중에는 가장 높다. 총 서브 에이스 32개, 세트당 0.508로 전체적으로 서브가 약한 한국전력에서 그나마 강력한 서브를 구사 중이기도 하다.

한국전력이 시즌 초 거둔 두 번의 승리에도 김인혁이 있었다. 현대캐피탈과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17점에 공격 성공률 65.22%를 기록했고 현대캐피탈과 2라운드 경기에서는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 신기록(10개)을 세우며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많았던 앞선 두 시즌과 달리 매 경기 출전하며 이미 데뷔 후 한 시즌 가장 많은 총득점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다만 앞으로는 공격에서 김인혁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가빈이 종아리 부상으로 5세트 10-9 상황에서 교체됐기 때문이다. 아직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경기 후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국전력 공격에서 가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올 시즌 공격 점유율도 44.91%에 달하며 다른 선수들이 부진했지만 가빈 한 명의 힘으로 승리한 경기도 있을 정도다. 가빈이 빠지면 특히 오픈 공격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빈이 빠지는 만큼 팀에서 공격 2옵션이던 김인혁의 어깨가 무겁다. 장병철 감독은 가빈 자리는 이태호가 메운다고 밝혔다. 이태호는 이날 경기에서 갑자기 투입됐음에도 4점을 올리며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무게감 차이가 크며 특히 어려운 볼 처리에서는 아직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김인혁과 윙스파이커로 출전하는 구본승은 아직 신인이고 리시브에서 상대 견제가 심해지면서 공격에 기복이 생겼다. 공재학도 올 시즌 공격에서 두드러지진 않는다. 가빈이 소화하던 점유율을 여러 선수가 나눠 가져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김인혁이 가장 역할이 크다.

가빈이 빠진 경기에서 승리를 노리긴 쉽지 않다. 하지만 가빈이 돌아올 때까지 팀이 무너지지 않고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 역할을 김인혁이 해줘야 한다. 경남과기대 시절 엄청난 공격 점유율을 소화하며 팀을 이끈 김인혁의 에이스 본능이 다시 빛을 발해야 할 때이다.


사진=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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