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수-이상욱, 두 국가대표 리베로가 보여준 ‘디그의 진수’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12-08 0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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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 KB-우리카드가 선사한 수비배구 진수 / 국가대표 리베로 정민수-이상욱의 뜨거운 디그 대결


[더스파이크=장충체육관/이광준 기자] 정민수, 이상욱 두 리베로가 디그의 진수를 선보였다.

지난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의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시즌 세 번째 맞대결. KB손해보험이 우리카드를 상대로 3-2 역전승하면서 시즌 첫 연승행진을 달리게 됐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수들이 수비 배구의 묘미를 선사한 한 판이었다. 공격 한 번으로 끝나는 랠리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코트 위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면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67 대 64. 양 팀이 이날 기록한 디그 숫자다. KB손해보험이 3개 더 많았다. 남자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디그 개수다. 올 시즌 남자부에서 한 팀이 디그를 60개 이상 기록한 경기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두 팀 모두 60개를 넘겼다는 것은 놀라운 기록이다. 이번 시즌 5세트 경기에서는 일반적으로 디그가 적게는 3~40개, 많게는 50개 수준으로 나왔다.

이렇다 보니 공격성공률은 양 팀 모두 낮았다. 두 팀은 이날 팀 공격성공률을 50% 이하로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45.52%, KB손해보험은 44.93%였다. 날개 선수들 공격성공률도 대부분 40%대였다.

디그 중심에는 단연 양 팀 리베로들이 있었다. 우리카드 이상욱과 KB손해보험 정민수는 신들린 디그로 박수를 받았다. 국가대표 리베로로 짝을 이루고 있는 둘은 그 클래스를 제대로 증명했다.

이날 이상욱은 28개 디그를, 정민수는 17개를 잡아냈다. 세트당 수치로 환산해도 정민수 3.4개, 이상욱은 무려 5.6개로 많다. 디그 순위권 선수들 대부분이 세트당 디그 1.5~2.0개 사이인 것으로 볼 때, 대단한 기록이다.

특히 이상욱이 기록한 한 경기 디그 28개는 V-리그 역대 통산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와 2위는 대한항공 소속이던 리베로 김주완이 세웠다. 그가 상무에 있을 당시 세웠던 35개, 30개가 1위와 2위다.

이날 경기의 진수였던 4세트 기록은 더 인상적이다. 두 팀은 4세트 듀스 상황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물망 수비 배구를 펼쳤다. 두 리베로는 4세트에만 두 자릿수 디그를 달성했다. 정민수가 10개, 이상욱이 11개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이상욱과 정민수는 나란히 디그 개인 순위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욱이 세트당 2.982개로 1위를, 정민수가 2.754개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삼성화재 백계중으로 세트당 2.083개다. 이상욱, 정민수와 3위 백계중과 차이가 커 이 부분은 둘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구는 공격 이상으로 수비가 화려한 스포츠다. 지난 경기서 양 팀 리베로들이 보여준 수비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두 국가대표 리베로의 환상적인 디그 열전은 지켜보는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야말로 디그의 진수를 볼 수 있던 경기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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