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장충체육관/이광준 기자] "매 경기 제 본분을 다할 뿐입니다."
KB손해보험은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두 세트를 내주고 거둔 대역전승이었다. 이 승리로 KB손해보험은 지난 12연패를 뒤로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KB손해보험이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수비였다. 코트 위 모든 선수들이 매 공에 집념을 보였다. 팀 디그 67개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남긴 KB손해보험이다.
그 중심에 있던 리베로 정민수가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실을 찾았다. 정민수에게 4세트를 떠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4세트는 이번 경기의 백미였다. 두 팀은 치열한 듀스 승부를 벌였다. 특히 명품 수비가 거듭 나오면서 재미를 선사했다. 정민수는 “사실 어떻게 수비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라며 웃었다.
이어 “공 하나하나에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몸을 날릴 수 있었다. 지고 있는 와중에도 선수들 눈빛이 살아 있었다. 그걸 보고 ‘이길 것 같다’라는 예감이 들었다. 잘해준 후배들 덕분이다.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연패 기간 동안 정민수는 어떤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을까. 그는 “그 때는 나도 힘들었다”라며 운을 뗐다. “내가 좀 더 받쳐줬다면 팀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부담감이 컸다. 컵 대회 때는 경기력이 좋았는데 시즌 들어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게 참 아쉬웠다.”
정민수는 팀에서 인정하는 ‘긍정 바이러스’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이 믿는 선수 중 하나다. 정민수는 “감독님께서 연패 기간 동안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있으면 같이 나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하고 오라는 식으로 많이 말씀하셨다. 1대1로 이야기하면서 고민을 털어놨던 것 같다. 감독님이 개인 카드를 주신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실 안이 한바탕 폭소로 가득했다.
앞서 열린 권순찬 감독 인터뷰에서 권 감독은 정민수를 두고 “한국 최고의 리베로 중 하나다”라고 칭찬했다. 이를 들은 정민수는 “과분한 칭찬이다. 감독님께서 나를 좋아해 하는 말씀이다”라고 입담을 발휘했다.
뒤이어 “내가 최고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한 경기 한 경기 내 본분을 다할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다시 한 번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지금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이 주축으로 뛰고 있는데, 그들이 잘해준 덕분에 최근 경기력이 잘 나오고 있다. 함께 해주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사진_장충체육관/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