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올 시즌 두 번째 V-클래식 매치에 3,505명 관중이 찾았다. V-클래식 매치의 특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이 시끌벅적했다. 홈팀 삼성화재와 라이벌 현대캐피탈의 V-클래식 매치가 열린 날이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두 번째 V-클래식 매치에 무려 3,505명 관중이 입장했다. 유료 관중 비율은 93.5%로 3,280명이 집계됐다.
주중에 열린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들이 현장을 찾았다. 이번 V-클래식 매치는 올 시즌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중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한 경기였다. 이전에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다섯 경기에는 평균 2,230명이 입장했다.
남자부 인기 구단,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불똥 튀는 라이벌 매치 효과였다. 이날은 홈, 원정 응원석을 가리지 않고 많은 관중들이 들어섰다. 홈 삼성화재를 응원하는 팬이 더 많았지만, 현대캐피탈을 응원하는 관중들도 적지 않았다.
삼성화재 구단 관계자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관중 수 차이 편차가 있다. 그 중에서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하는 경기면 늘 뜨겁다. 원정 팬들이 주로 앉는 B코트 쪽에도 많은 관중들이 들어선다”라고 설명했다.
V-리그 최고 라이벌 매치, 그 이름만으로도 특별하다
두 팀은 프로배구가 생기기 이전부터 남자배구 계 라이벌로 경쟁해 왔다. 프로 출범 후에는 여러 시즌 서로 우승을 놓고 다투면서 명실상부 서로 라이벌로서 치열하게 승부했다. 각각 대전광역시(삼성화재)와 천안시(현대캐피탈)를 연고지로 쓰고 있는데, 묘하게 서로 거리도 가까워 지역 팬 간 경쟁심도 불러일으킨다.
두 팀의 라이벌 매치업은 2016~2017시즌부터 ‘V-클래식 매치’라는 공식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보다 많은 배구 팬들에게 양 팀 경기를 부각시키고, 두 팀 관계를 좀 더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두 팀 역대통산 상대전적은 54승 37패로 삼성화재가 우위에 있다. 그러나 V-클래식 매치라는 이름이 붙은 이후로는 현대캐피탈이 12승 8패로 앞선다. 그 중 올 시즌은 1승 1패로 팽팽하다.
V-클래식 매치 흥행을 위해 두 팀 프런트로 꾸준히 노력했다. 매년 함께하는 협동 이벤트로 관심을 끌었다. 2017~2018시즌에는 양 팀이 낸 점수 1점마다 만 원씩 적립해 총 1,118만 원을 시즌 종료 후 사회 공헌활동에 활용했다. 그 외에도 두 팀 마스코트의 합동 공연, 양 팀 선수들이 함께 입장하는 장면 등은 V-클래식 매치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장면이었다.
올 시즌은 V-클래식 매치라는 이름을 만들고 맞이한 네 번째 시즌이다. 양 팀 프런트는 올 시즌부터 V-클래식 매치에 이런저런 무게를 덜어냈다. 묵직한 행사, 눈에 띄는 특별한 이벤트보다는 최대한 팬들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올 시즌 두 팀은 서로의 MD상품을 매 V-클래식 매치마다 함께 진열해 판매하는 것만 기획했다. 여기에 양 팀 선수들이 나란히 등장하는 것을 전통처럼 남겨놨을 뿐이다.
이제는 ‘특별함’보다는 ‘꾸준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게 두 구단 프런트의 생각이었다. 지난 몇 시즌 노력을 통해 V-클래식 매치는 팬들 기억 속에 ‘V-리그 최고의 라이벌 매치’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특별한 무언가가 없더라도 팬들이 이를 인식하도록 하는 단계라는 뜻이었다.
현대캐피탈 구단 관계자는 “V-클래식 매치를 통해 팬들이 배구의 참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 역시 “팬들도 이제부터 라이벌 매치라는 특별함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경기에 보다 몰입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V-클래식 매치는 오랜 역사에 지난 몇 년 간 쏟은 양 팀 프런트의 노력이 더해져 V-리그에서 손꼽을 만한 경기가 됐다. 굳이 특별하려고 이것저것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특별한 라이벌 매치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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