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MG컵] 가장 되어 돌아온 우리카드 펠리페 “2세에게 힘 얻어요”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10-05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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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덕분에 더 성숙해지게 됐다” / 팀원들 위해 훈련 도우미 자처


사진_펠리페와 아들 베르나르도. 구단 제공

[더스파이크=순천/이광준 기자] “아들 베르나르도 덕분에 제가 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우리카드와 국군체육부대(상무)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가 열리기 전, 선수들이 몸풀기에 열중하는 가운데 반가운 얼굴이 코트 위에 보였다. 얼마 전 우리카드 새 외인으로 합류한 펠리페 안톤 반데로였다. 그는 대체외인으로 우리카드 선택을 받아 조금 늦게 합류했다. 다가오는 시즌이 그의 V-리그 세 번째 시즌이 된다.

펠리페는 우리카드와 계약은 마쳤지만 아직 국제이적동의서(ITC)가 발급되지 않아 경기엔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유니폼을 입지 않은 채로 코트 위에 올라 몸 푸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코치들이 편하게 공을 때려줄 수 있도록 옆에서 공을 전달했다. 여기저기로 튄 공을 줍기도 했다.

펠리페의 이런 적극적인 모습은 이전부터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은 부분이다. 다른 외국인선수들과 달리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성실하게 훈련에 임한다. 배구를 대하는 태도도 늘 진지하고 열정이 넘친다.

이런 점은 펠리페가 매번 대체외인 1순위로 각광받는 이유다. 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대체외인으로 합류했다. 트라이아웃에서는 비록 선택받지 못했지만 외인 교체가 필요한 팀이라면 누구라도 가장 먼저 떠올릴 선수다. 많은 배구 관계자, 그리고 팬들도 펠리페를 두고 “어떻게든 한국에 올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곧 사실이 됐다.


펠리페는 지난 비시즌 몇 가지 큰 변화를 맞았다. 나탈리아 씨와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아직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혼인신고를 했다. 2세 베르나르도도 태어났다. 이제는 어엿한 한 집안의 가장이 된 것이다. 펠리페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아이를 봐주기 위해 함께 한 장모님까지 함께 이번 순천 현장을 찾았다.

경기는 우리카드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가 끝난 뒤 펠리페를 찾았다. 펠리페는 이전 팀이었던 KB손해보험, 그리고 한국전력 스태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돌아오게 돼 정말 기쁘다. 한국에서 생활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웠다”라며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함께 온 아내와 아이에 대해 물었다. 펠리페는 환히 웃었다. “(나탈리아와는) 서류상으로는 이미 결혼한 사이다. 그렇지만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내년에 할 예정이다. 아들 베르나르도는 정말 순한 아이다. 착하고 귀여운 아들이다.”

뒤이어 펠리페는 아들이 생기면서 보다 성숙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아들 덕분에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힘들게 일을 한 뒤에 집에 돌아가면 환히 웃어준다. 아무런 조건 없는 그 웃음에 힘을 많이 얻는다. 더 힘을 내서 훈련을 할 수 있다.”

어느덧 V-리그 3년차인 펠리페. 그는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각오했다. “벌써 한국에서 세 번째 시즌이다. 게다가 비시즌 아이도 태어나면서 새로운 계기가 생겼다. 올 시즌은 정말 잘 해야 한다.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의 훈련을 도운 건 그런 의지가 표현된 것이었다. 펠리페는 “내가 아직 경기에 나서진 않지만 우리는 팀이다. 시즌에 들어가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힘이 될 수 있는 부분은 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훈련을 도왔다. 팀이라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 출정식에서도 말했지만, 배구에 정말 목말라 있었다. 올 시즌 목표는 단 하나, 우승이다. 팀에서 나를 믿어준 만큼 최선 다하겠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더불어 우승까지 노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순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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