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First’ KB손해보험 베테랑 하현용의 자기반성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03-01 0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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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팀 생각으로 가득한 하현용이 지난 한 시즌을 돌아봤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월 28일, 홈 의정부체육관에서 한국전력을 3-1로 잡고 시즌 15승(19패)째를 올렸다. 이날 KB손해보험 베테랑 미들블로커 하현용은 12득점, 공격성공률 80%로 매우 좋은 기록을 보였다. 12득점 가운데에는 블로킹이 네 개나 포함돼 있었다. 세터 황택의와 함께 뛰어난 호흡으로 높은 속공적중률(성공률 88.89%)을 기록했다.


경기 후 하현용이 모처럼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그는 “1, 2세트는 상대 공격을 잘 따라다녔는데 3, 4세트는 잘 안 됐다. 상대 패턴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 승리로 KB손해보험은 직전 대한항공전 패배를 딛고 곧바로 승리를 올렸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 승률이 매우 좋다. 남은 경기가 적어 쉽진 않지만, 4위까지 올라가는 것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현용은 “시즌 초반 우리 성적이 아쉬운 건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것이다. 남은 경기들이 있다. 끝까지 최선 다하고 집중해야 한다. 4위 상승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순위보다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결과는 따라 올 수 있는 것이다”라며 경각심을 잃지 않았다.


이날 하현용은 다른 것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난 경기 4세트 막판,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을 놀라게 한 장면이 있었다. 21-20으로 KB손해보험이 한 점 앞선 가운데 하현용이 아쉬운 터치네트 범실로 동점을 허용했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곧바로 작전타임을 활용해 선수들을 모았다. 그리고 베테랑 하현용을 크게 꾸짖었다.


평소 권순찬 감독이 보여주지 않던 장면이었다. 게다가 그 대상이 베테랑 하현용이었다. 그래서 더욱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짐작컨대, 권 감독의 지적은 자칫 4세트 막판 분위기가 다시 넘어갈 것이 우려돼 나온 행동일 것이다. 베테랑 선수에게 경각심을 줘 다른 어린 선수들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충격 요법이다.


그 때 이야기가 나오자 하현용은 머쓱한 지 한 번 웃은 뒤에 “내 범실로 동점이 된 상황이다. 이에 감독님께서 내게 호통을 치셨다. 절대 범실이 나와선 안 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범실이 굉장히 어이없는 범실이었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당연하다. 내가 잘못했던 게 맞다”라고 말했다. 어느새 얼굴에는 진지함만 맴돌았다.


이어 “자칫 범실로 인해 처질 수 있는 분위기를 살려 보고자 감독님께서 그랬던 것도 있는 것 같다”라며 권 감독을 이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올 시즌 개인적인 활약을 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초반보다 중후반 들어 처지는 감이 있었다. 많이 아쉽다. 그렇게 되면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데, 그걸 잘 이겨내지 못했던 게 아쉬울 따름이다. (황)택의가 살아나면서 나도 함께 살아나는 걸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리그 원년부터 시작해 오직 한 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베테랑 원 클럽 맨 하현용. 그는 여전히 팀 생각뿐이었다. “팀에 더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많다보니까 한 번 처지게 되면 한없이 무너진다. 그러면 팀 분위기가 매우 흐려진다. 그러다보니 없던 책임감도 생긴다. 팀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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