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강효상 기자] 1일 오후 7시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2연패에 빠진 한국전력과 승점 확보가 절실한 OK저축은행의 5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졌다. OK저축은행이 세트 스코어 3-0의 완승을 거두면서 삼성화재(승점 39점)를 끌어내리고 4위(승점 42점)에 올랐으며, 한국전력은 시즌 25패째(2승)를 기록하면서 다시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가 26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끈 가운데, 그간 부진했던 윙스파이커 송명근이 11득점, 69.23%의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보조 공격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공재학이 11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주 공격수 서재덕이 5점(공격 성공률 19.04%)에 그쳤고 최홍석 또한 9득점(공격 성공률 36.36%)에 머무르는 등 지독한 공격 난조를 보였다.
창단 멤버 송명근의 반등 필요한 OK저축은행
올 시즌 초반 송명근은 상당히 부진한 모습이었다. 1라운드에 5승 1패를 거둔 OK저축은행의 마지막 과제가 ‘송명근 살리기’일 정도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비시즌 국가대표 차출의 여파라고 했지만, 함께 일정을 소화한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견주어도 컨디션 회복이 더뎠다. 부진의 흔적은 기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프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송명근이지만 올 시즌에는 47.27%로 소폭 하락했다. 심지어 공격 효율은 25.82%에 머무르고 있다.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못했던 2016~2017 시즌에도 146득점을 기록했던 송명근의 올 시즌 득점은 132점이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가 MVP급의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주전으로 도약한 아포짓 스파이커 조재성이 공격과 서브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송명근의 슬럼프가 다소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두 선수의 결정력은 시즌 초반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 요스바니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고, 조재성은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선두 경쟁을 하던 OK저축은행은 간신히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준플레이오프의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가진 송명근의 비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백업 윙스파이커 자원으로 심경섭, 이시몬, 전병선 등이 자리하고 있지만 확실한 카드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기 직후 승장 인터뷰에서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송명근이 공격뿐만 아니라 리시브나 후위 수비에서 잘 버텨준 것이 승리 요인”이라며, “오늘 경기처럼만 중심을 잡고 플레이해준다면 남은 경기 역시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만큼 팀에서 송명근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OK저축은행에게 찾아온 세 시즌 만의 봄배구 진출 기회가 송명근의 어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힘겨운 시즌을 치르는 한국전력과 최홍석
최홍석은 시즌 도중 프로 데뷔부터 몸담았던 우리카드에서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FA자격 취득 이후 상당한 금액에 우리카드에 잔류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신영철 감독 부임 이후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되고 말았다. 점프력과 파워를 고루 갖췄지만 윙 스파이커로서 2% 부족한 리시브 실력과 이유 모를 기복이 발목을 잡았다. 젊은 윙 스파이커 자원들이 끊임없이 우리카드에 지명되면서 세대교체의 분위기가 조성된 것 또한 큰 이유였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에 실패했고, 현재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홍석의 역할은 제1공격 옵션인 아포짓 스파이커 서재덕과 함께 쌍포로서 공격에 힘을 더해주는 것이다. 이적 이후 주전 윙스파이커로서 경기에 나서면서 팀 승리에 일조하기도 했지만, 최홍석은 여전히 궤도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지만, 시즌 공격 효율이 27.31%에 그치고 있다.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던 서재덕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지금 최홍석이 제1옵션으로 활약해줘야 한다. 2007~2008 시즌과 2008~2009 시즌 4승 31패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이 또 다른 불명예를 기록하지 않으려면 최홍석의 비상이 꼭 필요하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OK저축은행은 다음주 화요일 홈에서 KB손해보험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고, 한국전력은 하루 앞선 월요일에 삼성화재와 대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양 팀의 유종의 미를 위한 키 플레이어 송명근과 최홍석이 팀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까.
사진=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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