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갈수록 볼만한 선두경쟁, 자고나면 순위 바뀐다

조훈희 / 기사승인 : 2019-01-09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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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기용폭 넓혀 위기 돌파한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에게 몰리는 공수비중이 부담
OK저축은행, 제2 공격옵션 부진이 5연패 요인




[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4라운드 중반을 넘어서면서 중위권 판도에 재편 기미가 보이고 있다. 새해 초 각 팀들이 보낸 지난 한 주(1월 3일~8일)를 점검하고, 새로이 맞을 한 주(2019년 1월 10일~15일)를 전망한다.

● 1위 대한항공 (16승 6패, 승점 46점, 세트 득실률 1.600)

◎ 지난주 성적 : 2승 [1월 4일 삼성화재전 3-2 승(대전) 7일 우리카드전 3-2 승(인천)]

두 팀의 강력한 도전을 가까스로 뿌리치며 승점 1점차의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두 경기 모두 두 세트를 먼저 내주며 패색이 짙던 상황을 뒤집은 대역전승. 디펜딩 챔프가 지닌 저력을 확인했다.


그러나 풀세트 접전은 4라운드 첫 경기(2018.12.25.)이후 4경기째 거듭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와 체력소모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적잖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력 등락이 가장 심했던 선수는 곽승석과 가스파리니다. 삼성화재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곽승석(공격 성공률 73.91%(17/23), 21점)은 우리카드 전에서 크게 부진(공격 성공률 18.18%(4/22), 5점)했다. 반면 우리카드 전에서 팀 승리의 주역(56.25%(27/48), 29점)이 된 가스파리니는 삼성화재전에서 난조(35.71%(5/14), 6점)를 보여 3세트 이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바 있다. 정지석의 경우 두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지만 정작 평균 공격 성공률은 40% 초반(42.65%(29/68))에 머물렀다. 각각 42.86%(9/21), 41.18%(7/17)의 속공 성공률에 그친 진성태-김규민-진상헌의 미들블로커 진도 페이스 하락을 보였다. 우리카드 전에서 2세트 이후 코트 밖으로 물러났던 한선수 역시 체력고갈에 따른 경기력 저하와 관련 있다.

대한항공은 부족한 가용재원의 다양성 부족을 주전 층과 대체 재원의 우수한 기량으로 보완해왔다. 그러나 넓지 못한 선수운용의 폭에서 생겨난 문제들이 결국 4라운드에 들어 팀 전체의 특징과 안정감을 잠식해가는 느낌이다. 4라운드 종료시점(14일)이후부터 맞게 될 열흘간의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이 이를 어느정도 해소할 시간이 된다.

결국 잔여 두 경기는 유연한 선수기용을 통한 체력부담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버텨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선수 활용이 시도될 필요가 있다. 지난 두 경기에서 김학민과 황승빈의 기용이 좋은 사례다. 이들의 경기력은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러한 폭넓은 재원 활용은 활동량 확대, 세트 정밀도 재고, 패턴의 다양함 등을 팀 경기력의 회복·유지와 함께, 아울러 정규시즌 우승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 평점 : B
◎ 다음 주 전망 : 1월 10일 현대캐피탈 전(천안), 14일 OK저축은행(인천)

천안에서 현대캐피탈과 시즌 4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에도 선두를 지켜낼 수 있을까. 4연속 풀세트 접전을 거치며 이미 주전들의 체력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 김학민, 황승빈 등 지난주 활약상을 보였던 대체 재원들에게 큰 기대를 건다. 한선수의 우리카드전 출장시간이 비교적 짧은 편이었다. 4라운드 서브 1위(14)에 빛나는 정지석의 서브 또한 ‘기댈 언덕’이다.

이어서 유일하게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열세(1, 3차전 패배)에 놓여있는 OK저축은행을 만난다. 스파이크 서브에 기반한 대한항공의 서브 전술이 유독 OK저축은행 전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점이 껄끄럽다. 요스바니는 물론 조재성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 2위 현대캐피탈 (17승 5패, 승점 45, 세트 득실률 1.750)

◎ 지난주 성적 : 2승 [1월 3일 우리카드전 3-2 승(서울), 6일 OK저축은행전 3-2 승(천안)]

치열하게 봄 배구 진출 경쟁을 전개 중인 두 팀에게 잇따라 좌절을 안겼다. 4라운드 첫 경기 패배 이후 3연승.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연승으로, 리그 판도는 2강-3중-2약의 큰 틀을 어느 정도 유지한 채 한 주를 지냈다.

현대캐피탈은 그러나 경기력에서 아쉬움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문성민과 이승원의 기용 및 활용에 대한 의문들이 놓여있다.

문성민은 공격과 리시브에서 좋지 못한 효율(공격 20%(5/25), 리시브 0%(0/16))를 기록했다. 그것이 팀을 앞선 두 경기에서 고전으로 몰아넣은 요인 중 하나로 지적받았다. 그러나 실상 그의 효율보다 더 문제가 된 쪽은 양적 측면, 즉 점유율이었다. 두 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공격점유율은 12.30%(15/122)와 8.40%(10/119). 리시브점유율은 각각 11.11%(10/90)와 6.59%(6/91)이었다. 물론 OK저축은행 전은 3세트 초반까지만 출전했지만 이후 투입된 박주형의 공격 및 리시브 점유율은 각각 13.45%(16/119)와 15.38%(14/91). 이는 출장시간에 비해 문성민이 팀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요컨대 공격이든 수비든 문성민이 코트 위에 존재하는 의미가 크게 보이지 않았다. 그가 윙 리시버로서 감당해야 할 부담의 대부분이 전광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터진의 불안한 세트는 전광인 편중 현상을 공격 측면에서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6일 경기에서 전광인은 팀 전체의 절반이 넘는 리시브(51.65%(47/91))를 처리했음에도 가장 많은 공격(31.09%(37/122))까지 맡아야 했다. 세터진이 문성민을 활용한 옵션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고, 파다르(점유율 28.57%(34/122), 공격 효율 8.82%(3/34))를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세트 워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결과다. 특히 자주 짧고 네트에 붙던 이승원의 백토스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에게 큰 안타까움을 남겼다.



위에서 지적된 문제들은 코칭스태프의 운영방식(박주형 등 선발 윙 리시버 조합의 재편과 이원중의 출전 확대 등)에 따라 상당부분 조절 가능했던 사안이었다는 점에서 적잖이 아쉬움을 남긴다.

17승 5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다투는 현 상황을 볼 때, 어쩌면 이러한 지적이 ‘옥의 티’를 찾아내는 행위로 비쳐질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이 챔피언을 목표로 삼는 팀이라면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전광인은 분명 뛰어난 선수이지만, 결코 그 혼자서 팀 모두를 감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평점 : B
◎ 다음 주 전망 : 1월 10일 대한항공전(천안), 13일 KB손해보험전(의정부)

1위 자리를 놓고 대한항공과 한판 승부를 겨룬다. 올 시즌 4번째 격돌이자 4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 이제까지 드러난 각 팀의 전력으로 미루어볼 때, 정규리그 1위는 양 팀의 맞대결 결과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두 팀의 남은 매치업은 이번을 포함해 단 세 번. 그만큼 가치가 크다.

상대의 체력소모가 매우 큰 상황에서 맞는 홈경기이기에, 현대캐피탈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선두탈환의 기회다. 4라운드에서도 여전히 1위(1.94)를 유지하는 서브위력과 신영석의 물오른 블로킹 감각(세트 당 0.88)을 믿는다. 다만 세터 진의 기복과 리시버 진 조합의 문제는 큰 변수.

KB손해보험 전은 최근 경기력이 크게 올라온 펠리페(53.09%(103/194)를 어떻게 저지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에 이르기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의정부 경기라는 점에서도 방심은 절대 금물.




● 3위 우리카드 (12승 10패, 승점 38점, 세트 득실률 1.225)
아가메즈 의존도 낮출 플랜B는 무엇
◎ 지난주 성적 : 2패 [1월 3일 현대캐피탈전 2-3 패(서울), 7일 대한항공전 2-3 패(인천)]

최근 4연승의 기세를 등에 업고 내친김에 선두권 진입을 노린 우리카드. 아가메즈를 공·수의 축으로 삼고 나경복이 서브에서 힘을 보태며 매 경기 대등하게 맞섰으나, 승부처에서 경험 및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마무리 단계에서 분루를 삼켰다. 삼성화재-OK저축은행 등 봄 배구 진출 경쟁 팀들에게 추격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 또한 아쉬운 대목이다.

공격 1위 (110), 득점 1위(125), 오픈공격 1위(53/103), 후위공격 3위(45/81), 서브 2위(12). 4라운드에 들어서도 여전히 아가메즈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문제는 곧 그가 곧 만 34세가 된다는 점, 그리고 공격 시도 수에서 1위(202)에 올라있다는 점이다. 풀 세트로 치러졌던 지난 주 경기에서도 그는 각각 56.20%(68/121)과 46.83%(59/125)의 공격점유율로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떠안았다. 타점과 순발력, 스윙 스피드 등 운동능력과 관련한 그의 경기력 저하는 세트를 거듭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우리카드의 경기력이 3세트를 기점으로 큰 기복을 보이는 이유 또한, 아가메즈의 체력 및 집중력 하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캐피탈-대한항공 전 연패는 우리카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보다 선명하게 제시했다. 아가메즈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낮출 플랜B의 정립이 그것. 나경복-한성정-황경민 등 공격력을 갖춘 젊은 윙 리시버 재원들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아가메즈의 효율을 높일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 아가메즈의 비중을 낮추는 대안의 증가는, 고질적인 허리통증으로 인해 백토스에 어려움을 겪는 세터 노재욱의 세트 안정화에도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

◎ 평점 : D
◎ 다음 주 전망 : 1월 12일 한국전력 전(수원)

다음 일정이 최하위 한국전력이라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피로회복과 재정비를 통해 다시 상승세에 불을 지피기 위해 완승이 필요하다. 가급적 아가메즈의 점유율을 낮추며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된다. 물론 ‘1승과 승점 3점 획득’은 기대하는 모든 성과의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 4위 삼성화재 (13승 9패, 승점 35, 세트 득실률 1.093)
타이스, 박철우의 높이를 활용한 주 공격
◎ 지난주 성적 : 1승 1패 [1월 4일 대한항공전 2-3 패(대전), 8일 KB손해보험전 3-1 승(대전)]

3위인 우리카드에 승점 3점차로 근접, 봄 배구 출전 가능권(준 플레이오프)에 진입했다. 경험과 안정성 등 자신들이 지닌 강점에 무게중심을 둔 경기운영을 통해 계산된 결과를 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삼성화재‘다운’ 특성은 지난주 두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주포들의 높은 ‘큰 공격(오픈+후위)’비율(대한항공 전 : 71.65%(91/127), KB손해보험 전 : 79.29%(88/111))과, 그에 비해 낮은 C퀵 비중(대한항공 전 : 14.96%(19/127), KB손해보험 전 : 5.45%(6/111))및 속공활용(대한항공 전 : 11.02%(14/127), KB손해보험 전 : 11.71%(13/111)). 위험부담이 높은 형태보다는 범실률 적은 방식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 이는 올 시즌 삼성화재의 전형적인 공격전개 양상이기도 했다.

이러한 ‘안정감 중시’의 팀 노선이 물론 ‘옳다/그르다’를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 효율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힘과 높이(가스파리니) 대신 활동범위와 순발력(김학민)에 초점을 맞추어 흐름을 바꾼 시도는 고준용의 투입을 통해 삼성화재가 기대하는 전술 변화와 일정부분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물론 팀이 지향하는 가치관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바꾸기는 어려우나, 다소 유연성을 발휘한 여지는 지니고 있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힘과 높이 일변도로는 속도와 공간 활용 능력까지 고루 갖춘 팀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 평점 : B
◎ 다음 주 전망 : 1월 11일 OK저축은행 전(안산), 15일 한국전력 전(수원)

OK저축은행과의 안산 경기는 팀의 향후 행보를 결정지을지도 모를 중요한 일전이다. 승리하면 우리카드와의 3위 쟁탈전 구도로, 패하면 OK저축은행과의 4위권 싸움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서브에 있다. 상대는 3라운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강한 서브를 구사할 것이고, 삼성화재 역시 요스바니 뿐만 아니라 조재성 역시 효과적인 서브 전술로 봉쇄해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요스바니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서브 5득점을 올리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는 부분. 요스바니는 지난 3차례의 경기에서 서브로만 9점을 올렸던 바 있다.

물론 한국전력도 얕볼 수 없는 상대다. 지난 3경기에서 매번 세트를 뺏으며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화재 입장에서도 승점 3점 추가외에 다른 결과를 상상할 수 없다. 타이스와 박철우의 높이를 앞세워 승점 사냥에 나선다.




● 5위 OK저축은행 (10승 11패, 승점 32, 세트 득실률 0.927)




◎ 지난주 성적 : 1패 [1월 6일 현대캐피탈전 2-3 패(천안)]
어느덧 5연패. 시즌 초반 선두를 다투던 순위는 어느새 5위까지 떨어졌고, 승률마저 5할 아래로 내려갔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전 4전 전패는 덤이다. 송명근이 제 몫 이상(점유율 51.02%(50/98))의 리시브를 감당했고, 상대 세터의 불안한 세트에 편승해 무려 17개의 블로킹을 따냈음에도 연패를 끊는데 실패했다. 요스바니에 대한 과도한 공격 의존(점유율 54.40%(68/125))및 제 2공격 옵션(조재성+김요한)의 부진(점유율 14.4%(18/125), 효율 0%(0/18))이 주요 패인으로 꼽힌다.

삼성화재와 함께 유이한 국내 아포짓 조재성을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는 OK저축은행. 그러나 박철우의 오픈공격 성공률이 50%에 육박(48.18%(132/274))하는 것과 달리 조재성은 30% 초반(31.96%(31/97))에 불과하다. 팀 내 점유율도 높지 않은 편(14.76%(97/657))이다. 따라서 세터 이민규 앞에는 언제나 높이와 파워보다 공간과 템포를 고려한 공격 루트와 옵션으로 팀을 끌어가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주포인 요스바니의 주 옵션인 ‘파이프’의 공격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의 속공비율은 10.4%(13/125)에 그쳤다. 성공률은 38.46%(5/13). 빈약한 속공시도와 요스바니 일변도의 단순한 공격전개는 상대 블로커들로 하여금 측면 윙들 견제에 집중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요스바니의 블록차단 6개와 공격범실 11개는 그 결과물이었다.

서브를 기반으로 한 상대팀의 요스바니 공략법이 확립된 상황. 위기를 돌파하는 길은 분배과 균형을 통한 정공법이다. 그리고 정교하고 효율높은 속공옵션의 활용이 그 중심에 놓여있다. OK저축은행은 다른 팀에 비해 상대 블로커들을 중앙 쪽에 더 묶어두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빠른 템포가 강점이지만 높이와 파워 면에서는 그렇지 못한 조재성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 평점 : F
◎ 다음 주 전망 : 1월 11일 삼성화재전(안산), 14일 대한항공전(인천)

산 넘어 산. 그러나 자칫 이번 주 일정에서 뒤처지면 자칫 봄 배구 진출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홈에서 맞붙는 4위 삼성화재 전은 어쩌면 남은 시즌 전체의 향방을 가늠한다.

서브에서 승패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은 이미 서로가 알고 있는 사안. OK저축은행으로서는 서브위력의 저하로 인해 상대공격을 견제하지 못하고 완패한 지난 3라운드의 기억이 생생하다. 범실을 감수한 강서브 구사는 승리를 위한 출발점이다. 아울러 현대캐피탈 전에서 크게 부진했던 조재성(26.27%(4/15))의 컨디션 회복도 시급히 요구된다.

대한항공 전도 서브와 조재성이 승리의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큰 흐름은 비슷하다. 다만 ‘큰 공격’에 있어 대한항공의 결정력이 삼성화재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 오히려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수월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 6위 KB손해보험 (7승 15패, 승점 23점, 세트 득실률 0.660)




◎ 지난주 성적 : 1승 1패 [1월 5일 한국전력전 3-2 승(의정부), 8일 삼성화재전 1-3 패(대전)]
3연승 마감. 2라운드(11.10)에 이은 대전 원정 완패 및 올 시즌 4차례 치른 삼성화재전 전패.

서재덕의 부진(39.58%(19/48))에 힘입어 패배를 모면했지만, 삼성화재전 완패의 전조는 이미 한국전력 전부터 드리우고 있었다. 공격 루트가 펠리페(43점, 공격점유율 48.53%(66/136))와 손현종(18점, 공격점유율 21.32%(29/136))에 편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는 두 선수를 제외하고 두 자릿수 득점 및 공격점유율을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8.82%(12/136))에 그친 속공시도의 비중 또한 양 측면 공격수에만 의존했던 경기 양상을 증명하는 한 단면.

결국 삼성화재 전에서 상대의 강한 서브(7개)에 손현종이 묶이자 KB손해보험의 가용 공격옵션은 펠리페 단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되었고, 이후 벌어진 경기 양상은 참사에 가까웠다.

펠리페(점유율 48.15%(52/108), 28점)를 제외한 팀내 최다 득점이 7점(김정호, 성공률 16.67%(7/18)에 불과했을 정도로 팀은 공격력 빈곤에 허덕였다. 속공시도는 11개(점유율 10.19%)에 그쳤고, 설상가상으로 황택의의 세트 불안까지 겹치며 성공률마저 50%를 밑돌았다.(45.45%(5/11)). 여기에 손현종이 코트에서 물러나며 낮아진 측면 블로킹으로 인해, 상대 좌우 윙 스파이커들에게 손쉽게 공격을 허용하는 부작용도 뒤따랐다.(59.57%(56/94)) 결국 팀은 3세트 후반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저항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전력의 부족으로 인한 패배 그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팬들이 결과를 인정하고 수긍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내용이 선행해야 한다. 팬들의 납득을 구하기에 삼성화재전에서 보였던 경기력은 충분치 않았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성적의 호불호를 따지기에 앞서 프로 팀으로서 이제껏 팀을 믿고 응원해 준 팬들을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 평점 : C
◎ 다음 주 전망 : 1월 13일 현대캐피탈전(의정부)

삼성화재 전에서 충격적인 참패를 당한 이후 나흘간의 휴식일을 갖고 치러지는 점과 비교적 강했던 홈 경기라는 점이 다행스러운 부분.

객관적인 전력만 보자면 승리를 기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다. 그러나 펠리페의 몸 상태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 세터들의 세트 불안이 더해진다면, 의외로 팽팽한 승부가 연출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다만 KB손해보험 역시 세터진의 기복이 상당하고 전반적인 전력 면에서 상대 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 7위 한국전력 (1승 20패, 승점 9점, 세트 득실률 0.403)




◎ 지난주 성적 : 1패 [1월 5일 KB손해보험전 2-3 패(의정부)]
3세트 20-22 상황을 듀스까지 따라붙었을 때만 해도, 시즌 첫 승(2018.12.18)의 감격을 재현할 수 있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마지막 한발을 내딛지 못한 채, 리버스 스윕 패의 씁쓸함을 또 한번 곱씹어야 했다. 4연패와 시즌 20패째.

좌우 윙들의 활동폭과 순발력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KB손해보험의 블로커 진을 공략한 공격 전개방식은 적절했다. 최홍석과 김인혁이 이 경기에서 기록한 공격성공률은 각각 54.55%(18/33)과 65.38%(17/26). 이 중 C퀵 성공률은 71.43%(15/21)에 이르렀다. 그러나 ‘약한 서브와 주포의 큰 공격결정력 부족’이라는 고질적 약점으로 인해 승리하기는 어려웠다. 승패를 가른 지점 또한 바로 그곳이었다.

서브의 격차(득점 2 : 4, 리시브 효율 39.13%(36/92) : 52.22%(47/90))와 주포의 결정력 열세(서재덕 - 공격효율 9.76%(4/41), 15득점, 블록차단 9 : 펠리페- 공격효율 36.84%(21/57), 30득점, 블록차단 4)가 한국전력의 패배를 초래한 주 요소다.

한국전력에 주어진 여건은 올 시즌 잔여일정을 마칠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현재 보유한 선수들과 전력으로 역대 최소 승리(2승(28패), 상무(2006-2007), 한국전력(2012-2013))및 최다 패배(33패(3승), 신협상무(2009-2010, 2011-2012), 우리카드(2014-2015))의 불명예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려면 더 빠른 템포와 많은 움직임에 기댈 수밖에 없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한국전력은 이 경기를 통해 본 가지 가능성에 좀 더 희망을 걸 수도 있을 듯하다. (강한 서브가 기반이 되어야 하지만), 높이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구는 네트 위가 아니라 그 아래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 평점 : D
◎ 다음 주 전망 : 1월 12일 우리카드 전(수원), 15일 삼성화재 전(수원)

3위 경쟁을 벌이는 팀들을 홈에서 차례로 만나는 일정이다. 4라운드 들어 공격성공률을 50%(40/80)까지 끌어올린 최홍석을 필두로 김인혁의 활약(49.21%(31/62))이 반가운 한국전력. 그러나 전력의 우위에 더해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린 상대 팀들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일 듯 하다. 서재덕의 체력 및 경기력 저하(4라운드 공격성공률 43.48%(48/113), 블록차단 19)또한 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

두 팀 다 버겁지만, 그나마 삼성화재와 상대하는 편이 템포 면에서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후위공격과 블로킹 및 C퀵 성공률을 제외하고는 실제 상대 전에서 공격 및 수비지표가 시즌 평균보다 더 높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특히 서브(시즌 평균 0.63->상대 전 0.92)의 상승폭이 컸던 점에 희망을 걸어본다.


사진/ 더스파이크_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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