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천안/서영욱 기자] 현대캐피탈 신영석(33)이 승리후 기쁨보다 고민을 털어놓았다.
현대캐피탈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OK저축은행과 4라운드 맞대결에서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시즌 17승(5패), 승점 2점을 더해 다시 1위로 올라섰다.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전광인(24득점)과 함께 팀 승리의 주역으로 나선 경기였다. 신영석은 이날 블로킹 6개 포함 10점으로 활약했다. 4세트에는 22-22를 만드는 서브 에이스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신영석은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함께 찾은 전광인처럼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신영석은 “우리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쉽게 갈 수도 있는 경기였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 고비를 넘지 못하고 분위기를 넘겨준 게 5세트까지 간 원인인 것 같다”라며 “그래도 다행인 건 경기가 안 풀렸을 때 5세트에 가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있는 경기였다”라고 표정이 어두웠던 이유와 총평을 함께 밝혔다.
아쉬운 경기력에 표정은 어두웠지만 2017~2018시즌 MVP에 빛나는 신영석의 활약은 여전하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총 190점, 공격 성공률 60.75%, 블로킹 2위(세트당 0.614개), 속공 4위(60.34%)에 올라있다. 경기당 득점은 비슷하고(8.91점→8.64점) 블로킹은 지난 시즌(세트당 0.855개로 1위, 올 시즌은 세트당 0.614개) 대비 수치가 떨어졌지만 서브 득점은 더 올라왔다. 이미 지난해 기록한 서브 에이스와 동률을 이뤘다(23개). 이뿐만 아니라 문성민과 함께 코트에 설 때는 리시브 라인까지 내려와 리시브를 받고 이단 연결 역시 수준급이다.
하지만 시작이 순탄치는 않았다. 비시즌 겪은 무릎 수술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신영석은 2018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모두 불참했다. 2018 제천·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도 오랜 시간 나서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차영석의 부상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신영석은 “수술 이후로 2018년처럼 오래 쉬고 재활한 게 처음이었다”라며 “감독님이 그 영향이 1월까지 갈 수도 있다고 하셨다. 시즌 초반 플레이가 잘 안 돼서 답답할 수도 있었는데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즌에 임했다. 감독님 말처럼 지금은 몸이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다”라고 부상으로 겪은 심경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신영석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신영석은 “어려운 질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올 시즌 고민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팀 분위기와 관련한 것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가 없이 이긴 적도 많았고 지고 있어도 질 거라는 불안감이 없었다. 그런 고비를 넘어 정규시즌 우승도 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이기고 있어도 불안할 때가 있다.”
최태웅 감독은 3일 우리카드전 이후 “올 시즌에 유독 우리 팀만의 밝은 분위기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실수했을 때, 패배했을 때 걱정을 많이 한다”라며 걱정한 바 있다. 선수들 역시 최태웅 감독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신영석은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원인을 찾지 못해 더 고민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 작전시간 중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왜 너희들을 위한 곳에서 뛰어놀지 못하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영석은 “우리도 코트 위에서 즐기고 싶은데 안 되니 답답하다. 우리만의 긍정적인 힘이 있었는데 잘 나오지 않는다”라며 “내부에서 대화를 많이 한다. 감독님도 작전시간에 그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이러한 분위기가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전광인, 파다르의 합류로 V-리그판 ‘어벤져스’를 구성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많은 기대를 모은 현대캐피탈. 그 이면에는 주변 기대로 따라오는 부담도 함께하고 있다.
사진/ 더스파이크_DB(홍기웅,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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