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8월 6일(한국 시간) 시작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A조 조별예선.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숙적 일본을 가볍게 제압한 데 이어 러시아와도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주장 김연경(레프트, 페네르바체)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이며 선전 중이다. 그러나 대표팀 이정철 감독(IBK기업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라이트 김희진과 레프트 박정아(이하 IBK기업은행)의 부진 때문이다.
(김희진. IBK기업은행-라이트-185cm)
#김희진-힘내라 국가대표 라이트여
소속 팀인 IBK기업은행에서 센터와 라이트를 오갔던 김희진. 대표팀에서는 라이트로 자리잡으며 힘을 보탰다. “한 포지션에 집중하다 보니 공격, 서브 등 제가 할 수 있는 게 더 많더라고요”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희진은 지난 5월 14~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세계예선에서 서브로 수많은 선수를 울렸다. 세트당 0.35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해당 부문 전체 1위의 영예를 안았다. 김희진은 김연경의 훌륭한 조력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런데 리우에서의 그녀는 예전 같지 않았다. 조별예선 1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공격 4득점, 블로킹 1득점으로 총 5득점에 그친 김희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겼다. 최대 무기인 서브도 이날은 통하지 않았다.
러시아 전에서 김희진은 20득점을 올린 김연경과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의 17득점에 이어 8득점(공격 7점+서브에이스 1점)을 기록했다. 주전 라이트의 성적표로는 아직 부족했다.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도 라이트보다는 레프트나 센터를 적극 활용했다.
8강을 넘어 메달권을 바라보고 있는 대표팀에서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은 김희진의 자신감 회복이다. 라이트 포지션에서 공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김연경에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양효진-이재영 등이 분담해주고 있지만, 김연경을 향한 상대의 집중 견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김희진은 러시아 전 2세트 세트포인트에서 랠리 끝에 마지막 득점을 올렸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하루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박정아. IBK기업은행-레프트-187cm)
#박정아-리우에서도 신데렐라가 되어주길
박정아는 리우올림픽 세계예선에서 깜짝 스타로 등극했다. 대회 내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무섭게 공격을 퍼부었다. 거기에 수비까지 더하며 이정철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사실 박정아는 수비에서 항상 물음표를 달고 다녔다. 그러나 세계예선에서는 어려운 서브에도 곧잘 버티며 공을 세터 이효희에게 연결했다. 박정아는 “범실만 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동료들이 자신감을 줬어요. 서로를 믿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당시 이정철 감독은 ‘박정아가 예뻐 죽겠다’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리우올림픽 시작 전 많은 이들이 박정아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여기에는 그녀가 리우에서도 잘해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담겨있었다.
그러나 박정아는 첫 걸음부터 휘청거렸다. 일본 전에서 리시브가 무너지며 1세트 중반 레프트 이재영(흥국생명)과 교체됐다. 러시아 전 선발도 이재영의 몫이었다. 이재영은 리시브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상대 블로킹을 이용한 영리한 공격이나 몸을 날린 디그로 활로를 찾았다.
이재영이 버텨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박정아의 부활이 절실하다. 이재영 홀로 레프트 한 자리를 온전히 책임지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재영이 179cm인데 반해 박정아는 187cm로 신장에서 조금 더 유리하다. 장신 팀과의 대결에서는 공격이나 블로킹 면에서 박정아가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 전에서 이정철 감독은 박정아를 원 포인트 블로커로 기용하기도 했다.
첫 올림픽이라 더 떨리지만 그만큼 잘하고 싶다던 박정아. 그녀가 다시 한 번 배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길 바라본다.
사진/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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