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건과 김준우의 기계를 방불케 한 전술 수행능력

대전/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1-06 09: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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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건과 김준우는 코트 위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기계와 같은 정확도로 수행했다.

삼성화재가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2(23-25, 25-20, 15-25, 25-12, 15-13)로 꺾고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김준우는 7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12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5세트에는 결정적인 서브 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호건은 주도권이 자주 오고 간 혼전 양상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이크바이리)에게 원 블록 상황을 계속해서 제공한 4세트가 백미였다. 3개의 블로킹도 곁들였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호건에게 4세트 경기 운영에 대해 물었다. 이호건은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워낙 블로킹이 좋다. 그래서 가능한 타이스를 피하는 쪽으로 경기를 풀어가다가, 임성진과 이크바이리가 전위에서 맞물리는 상황이 올 때마다 최대한 점수 내기 쉬운 상황을 이크바이리에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지금의 이호건은 공격수를 살리기 위한 로테이션 이해도에 날이 서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5세트에는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호건은 그 상황의 당사자였다. 10-8로 앞선 상황에서 이호건의 더블 컨택이 지적되자 김상우 감독은 코트 위로 뛰쳐나오며 격하게 항의했다. 이호건은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좀 아쉬운 판정이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힌 이호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집중해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빠르게 잊고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다”며 담담한 답변을 내놨다.
 

한편 김준우는 이날 서재덕과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서재덕의 백어택을 여러 차례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흐름을 삼성화재 쪽으로 가져왔다. 김준우는 “사이드 블로킹에서 형들이 자리를 잘 잡아줬다. 그래서 사이 공간만 메꾸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서재덕의) 크로스 공격을 막는 데에 집중했는데 잘 통했다. 계속 막다보니 자신감이 붙어서 더 블로킹이 잘됐다”고 밝혔다. 신인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전술 이해도와 판단력이었다.

김준우는 운명의 5세트에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5-5에서 결정적인 서브 득점으로 삼성화재의 5세트 첫 리드를 만들었다. 12-10에서는 임성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경기에 사실상 쐐기를 박는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김준우의 5세트에 임하는 자세에서는 겸손함이 느껴졌다. 김준우는 “팀에 피해만 되지 말자, 내가 할 몫만 잘 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러면 형들이 잘 해줄 것이고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항상 믿고 있다”고 5세트에 임한 마음가짐을 밝혔다.

두 선수는 한 목소리로 앞으로의 팀 성적 상승을 원했다. 이호건은 “아직 우리 팀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 승리를 더 많이 거두는 것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준우는 “자신감이 좀 붙었다. 팀 분위기도 좋다. 이기는 방법을 좀 터득한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준우와 이호건, 삼성화재의 두 ‘기계’가 팀의 2023년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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