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했지만 그 속엔 희망이 가득하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준다.
페퍼저축은행은 5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1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1-25, 25-23, 25-19, 19-25, 13-15)로 패했다. 그럼에도 창단 첫 승점 1점을 따내는 결과를 달성했다.
누구도 이 경기가 치열한 접전으로 치닫을 거라 예상하기 어려웠다. 약한 전력으로 평가받는 페퍼저축은행과 5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는 현대건설의 맞대결이었다.
경기 전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 역시 “분명하게 전력에서 열세인 건 사실이다. 배우는 자세로 지더라도 왜 졌는지, 공 하나하나에 소중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겁내지 말고 후회 없이 어디까지 가는지 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며 승리에 크게 두지 않았다.
1세트 예상대로 현대건설의 맹공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경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공은 둥글었다. 2세트 후반부터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20점 후반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역전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세트도 따냈다
이 기세를 몰아 3세트에도 맹활약을 펼쳤다. 페퍼저축은행의 패기 넘치는 분위기에 현대건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박경현의 공격 득점으로 3세트마저 가져오면서 창단 첫 승점 1점을 챙겼다.
비록 뒤이은 4, 5세트에 연달아 내주며 경기에서 패했지만 그 속에는 희망이 가득했다. 김형실 감독도 패배의 아쉬움과 성장을 확인한 기쁨의 감정이 뒤섞였다. 김 감독은 “승패를 떠나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우린 도전자 정신으로 경기에 임한다. 막내 구단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범실도 줄어들었고 선수들의 연결성과 조직력이 좋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적장’ 강성형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강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이 세트마다 기복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비 반격이나 공격은 좋더라. 리시브 라인이 약하다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잘 하더라. 기본기가 탄탄해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젊은 패기’에 제대로 당한 현대건설이다. 강성형 감독은 “2라운드에 만날 때는 총력전으로 상대할 거다”라고 힘줘 말했다.
베테랑들도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보여주는 코트 안에서의 성장세를 느꼈다. 양효진은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팀이 만들어졌지만 같은 프로 선수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연주 역시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어린 선수들이라 경기를 하면 할수록 늘 것 같다. 경기를 치르면서 본인들이 배울 점이 많을 거다. 금방 느는 게 보였다. 만만하게 볼 상대도 아니고 너무 밑으로 보면 안 될 것 같다. 계속 부딪히다 보면 잘할 거다”라고 말했다.
매 경기 성장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이다. 오는 9일 IBK기업은행과 1라운드 마지막 대결만 남겨둔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첫 승을 향한 도전은 여전히 계속된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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