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본단자 감독이 옐레나에게 ‘날 자제시켜줘’라고 부탁한 사연은?

광주/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3-03 00: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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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레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자신에게 “자신을 자제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흥국생명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는 이번 시즌 다양한 일들을 겪었다. 권순찬 전 감독의 요청으로 스파이크 서브를 시도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가 하면, 시즌 중 옐레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팀 내부의 홍역으로 인해 긴 감독대행 체제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옐레나는 꿋꿋하게 자신의 몫을 다했다. 4라운드에는 라운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옐레나의 꾸준한 활약 속에 흥국생명은 5라운드 후반 1위를 탈환했고, 지금까지 1위를 지키고 있다. 2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는 팀 승리와 함께 개인적인 영광까지 누렸다. 이번 시즌 여자부 첫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서브 3득점, 블로킹 4득점, 백어택 8득점).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옐레나는 “언제나 승리는 기쁘다. 특히 지난 경기를 져서 더더욱 이번 승리가 기쁘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여자부의 첫 트리플 크라운 달성자가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너무 기쁘다.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트리플 크라운도 우리 팀 선수들이 없었으면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기에, 우리 팀도 자랑스럽다”고 답하며 밝게 웃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경기들에서 선수들의 1세트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냉정한 분석을 들려준 바 있다. 이에 대해 옐레나는 “감독님 말씀에 동의한다. 스스로도 1세트에 왜 집중력이 떨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다. 너무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계속해서 개선시켜 나갈 것이다”라고 밝히며 동감을 표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합류하면서 옐레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았을 뜻밖의 감독대행 체제는 끝이 났고, 또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생겼다. 아본단자 감독의 합류가 가져다 준 긍정적 효과에 대해 묻자 옐레나는 “나에게는 너무 편안함을 가져다 준 것이 사실이다. 감독님은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여주신다. 많은 도움이 된다. 훈련 전, 중, 후 모두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는 덕분에,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쁜 표정으로 답했다.

 

지난 시즌부터 한국에서 뛰고 있는 옐레나에게 아본단자 감독의 한국 적응을 도와주고 있는지 묻자, 옐레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옐레나는 “아무래도 감독님이 이탈리아 사람이셔서, 한국인들보다 리액션이 크고 격하다. 그래서 사실 감독님께서 본인이 너무 선수들에게 과하게 리액션을 하는 것 같으면 자기를 좀 자제시켜달라고 내게 부탁했다(웃음). 우리는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제 시즌은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즌 후반부에 임하는 옐레나의 각오가 궁금했다. 옐레나는 “우선 남은 정규리그 경기를 최대한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그 다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해 트로피를 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안 다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하며 의지를 다졌다.


이번 시즌 여자부의 첫 왕관의 주인공이 됐지만, 옐레나는 왕관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그는 왕관보다 더 크고 반짝이는,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손에 넣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사진_광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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