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긴 이르다.
현대캐피탈은 1일 안방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친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로 눌렀다. 외국인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25점)와 토종 에이스 허수봉(17점)의 득점포가 나란히 불을 뿜은 덕분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매 세트 상대에 끌려가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대한항공 원투펀치 카일 러셀(27점)과 정지석(16점)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한항공은 챔피언 DNA을 한껏 발휘한 반면 현대캐피탈은 아직 몸이 덜 풀린 듯했다. 챔프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이 벌어지는 동안 공백기가 있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쪽은 결국 현대캐피탈이었다. 레오와 허수봉이 고비마다 중요한 득점을 올리며 팀의 활로를 뚫어 준 게 결정적이었다.
경기 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오늘 경기는 우리가 예상한 바대로 흘러갔다.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 진출의 여세를 몰아 왔다. 우리의 리시브가 흔들렸고 블로킹도 견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첫 경기고 우리 선수들의 투지를 봤기 때문에 좋은 출발이라고 본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공격 효율은 잘 나왔다.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날개 공격이 잘 이뤄졌다. 하지만 (2차전까지) 서브가 좀 더 보완되고 블로킹이 견고해졌으면 한다. 플로터 서브에 대한 리시브도 잘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이로써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2차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V리그 남자부 챔프전 사상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3.7%였다. 지난 시즌까지 19번 중 14번의 V리그 남자부 챔프전이 1차전을 가져간 팀의 최종 승리로 끝났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현대캐피탈이 2차전에서도 여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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