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에 나타난 ‘특급 기대주’ OP 장보석, “신인상까지 달려보겠습니다”[U-리그]

한양대/송현일 / 기사승인 : 2024-04-19 22: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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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재능을 가진 선수다.” 한양대 양진웅 감독이 신입생 장보석을 두고 한 말이다.

한양대는 18일 서울 한양대올림픽체육관에서 진행된 2024 KUSF 대학배구 U-리그 B조 예선에서 구미대를 세트스코어 3-0(25-19, 25-11, 25-13)으로 이겼다. 이로써 시즌 초 펼쳐진 2경기에서 연달아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한양대에서는 신입생 장보석(195cm, OP)이 주포로서 화력을 내뿜었다. 팀 내 최다 득점인 16점을 터뜨리며 양진웅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결정력도 빛났다. 개인 공격 성공률 70%기록, 기회를 놓치지 않는 해결사 면모를 과시했다.

확실한 날개를 단 한양대는 구미대를 상대로 시종일관 일방적인 경기를 했다. 막내 장보석이 분위기를 끌어 올리자, 선배 정성원(2학년, 185cm, OH)과 이한울(3학년, 192cm, MB)도 득점포에 터뜨렸다. 각각 13점, 9점을 보태며 강력한 삼각편대를 꾸렸다.

경기 후 장보석은 “동료들이 잘 받쳐준 덕에 오늘 이렇게 활약할 수 있었다. 아포짓은 포지션 특성상 팀이 흔들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안정적인 토스와 리시브로 찬스를 만들어 준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남들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것 같아 괜히 미안하기도 하다”며 자세를 낮췄다.

장보석은 속초고 1학년 때 처음으로 배구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다소 늦은 출발이다. 그는 “육상선수 출신이신 아버지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운동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아 중학생 때까지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 고등학교 진학을 코앞에 둔 시점, ‘결단’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뇌리를 스쳤다. 더 늦기 전에 한 번이라도 엘리트 체육을 경험해 봐야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막상 마주한 현실의 벽은 높았다. 장보석은 “고등학교 입학 이후 처음 1년 동안은 경기에 제대로 나서는 것도 어려웠다. 또, 평소 운동을 좋아했음에도 생각했던 것보다도 훈련이 더 힘들어 당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장보석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예 고등학교도 1년 유급했다. 매일 같이 밤 10시, 11시까지 훈련하며 남들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밝혔다.

피나는 노력은 장보석을 배신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전과 다르게 그는 나가는 경기마다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이 풀린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다. 이때부터 팀 내 주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또 이 당시 규모 있는 대회에서 개인 득점상도 몇 차례 수상했다. 덕분에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생겨 더욱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얘기했다.

이후 무럭무럭 성장을 거듭하며 고등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한 장보석. 이제는 대학 무대를 두드릴 차례였다. 그는 “한양대 진학을 가장 바랐다. 배구를 떠나, 한양대라는 학교 자체를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끌렸다. 운동으로 안 된다면 다시 공부를 해서라도 (한양대 진학에) 도전할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마침 양진웅 감독도 팀 공격 자원 보강을 원하던 상황이었다. 그렇게 장보석은 평소 꿈꾸던 한양대 진학에 성공했다. 대학 무대를 밟은 소감은 어떨까. 그는 “확실히 고등학교 수준에 비해 훈련이 훨씬 체계적이다. 그 덕에 이전보다 실력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 한 가지 애로사항도 말하자면, 경기에서 예전만큼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워 고민이다. 아무래도 대학 무대는 선수들의 기량이 고등학교보다 상향평준화돼 있어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향후 목표에 관해서도 물었다. 장보석은 “우선 하루빨리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이다. 공격 능력은 그나마 괜찮은 것 같은데, 리시브가 많이 불안정하다고 느낀다. 경기를 하다 보면 수비 상황에서 나로 인해 상대 팀에 점수를 내주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때마다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당분간은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하고자 한다. 그리고 신인상에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인생에 한 번뿐인 기회 아닌가. 시즌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지금 기세를 잘 이어 나가 보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양진웅 감독과도 짧게 얘기 나눴다. 양 감독은 “(장)보석이는 가진 게 많은 선수다. 동 포지션 대비 신장이 크고, 파워도 상당하다. 그러나 늦은 나이 배구를 배워 기본기에서 약점을 보인다.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는 리시브 정확도와 연계 능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 아직 1학년이니 시간은 충분하다. (장)보석이가 대학 생활 동안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채워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양진웅 감독의 말처럼 장보석의 배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 그가 올 시즌 신인상을 넘어, 훗날 프로 무대에서 활약할 순간을 기대해 본다.

사진_한양대/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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