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의 진솔한 다짐 “즐겁고 파이팅 넘치는 배구, 변치 않고 보여 드릴 것”

인천/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9-04 22: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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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실력을 다시 보여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즐겁고 파이팅 넘치는 송명근다운 배구는 변치 않고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카드의 일원이 된 송명근이 진솔한 다짐을 전했다.

2013-2014 V-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에 합류한 송명근은 OK금융그룹의 챔피언결정전 2회 우승(2014-2015, 2015-2016)에 기여했고 2014-2015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했을 정도로 팀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 5월 송희채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원 클럽 맨’ 타이틀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이후 송명근은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통해 우리카드에서의 공식전 데뷔 무대를 가졌고 대회 이후에도 다가오는 2023-2024시즌을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더스파이크>와 만난 송명근은 “내가 들어온 것 말고도 팀에 변화가 많다. 그 변화들과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배구에 적응해가고 있다”며 비시즌 근황을 먼저 전했다.

8월 10일 치러진 컵대회 조별 예선에서 송명근은 우리카드의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 OK금융그룹을 상대했다. 이날 송명근은 22점·공격 성공률 54.55%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고, 코트 위에서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도 돋보였다. “딱히 상대가 OK금융그룹이라서 파이팅을 세게 한 건 아니다. 그게 원래 나의 플레이”라고 밝힌 송명근은 “다만 과거에 우리카드가 상대 팀일 때는 에너지 레벨이 그렇게 높은 팀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 이제 이 팀에 온 이상 그 에너지 레벨을 내가 노력해서 올려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러려고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실 군 전역 후 복귀한 송명근의 2022-2023시즌 후반부는 아쉬움이 컸다. 경기마다 기복도 심했고, 범실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송명근은 “꽤 오랜 기간을 쉬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좀 있었다. 선발로 꾸준히 뛰었다면 조금 나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교체 투입이 되는 때도 많아서 긴장감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을 오가야 하는 상황도 영향이 좀 있었다. 어느 자리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웠던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다행히 OK금융그룹전을 포함해 이번 컵대회에서 보여준 송명근의 폼은 지난 시즌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송명근 역시 “특별한 걸 준비한 건 없다. 다만 새로운 팀에서의 훈련 스케줄을 잘 소화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몸 상태가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다. 앞으로 시즌 준비하면서도 몸 관리 잘 하면 팀에 플러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OK금융그룹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과거의 자신을 뛰어넘을 수도 있겠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그 때의모습을 다시 보여드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즐겁고 파이팅 넘치게 하는 송명근다운 배구는 변치 않고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는 진심어린 대답을 내놨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OK금융그룹이 아닌 다른 팀에서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송명근은 우리카드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우리카드의 동료들이 송명근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가장 먼저 친해진 선수는 (박)진우 형이다. 대학 때 같이 뛰어봤기 때문이다. (최)석기 형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항상 많이 챙겨주고, 말 한 마디라도 더 걸어주려고 하는 형이다. 덕분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트에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세터 듀오 한태준-이승원에 대해서도 송명근은 “(이)민규와도 10년 동안 함께 했지만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 처음 만나는 두 선수와는 당연히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하고 있고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며 순조롭게 호흡을 다져가고 있음을 전했다.

송명근은 소중한 동료이자 동 포지션 경쟁자이기도 한 한성정과 김지한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먼저 한성정에 대해 송명근은 “꾸준한 선수다. 기복이 별로 없고 늘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낸다”는 평가를 들려줬고, 김지한에 대해서도 “평소에는 조금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끓어올라야 하는 순간에 자신의 열정을 표출하는 선수”라며 긍정적인 이야기를 내놨다. 그러면서도 송명근은 “우리 세 명은 장단점이 다 다르고, 겹치는 게 없다. 결국 누가 자신의 강점을 더 잘 발휘하느냐에 따라 주전이 정해질 것이다. 준비 잘 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며 투쟁심 역시 숨기지 않았다.

한편 최근 송명근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헤어밴드에 대해 묻자 송명근은 “머리를 계속 길러볼 생각이라서, 앞으로도 쭉 찰 것 같다. 머리를 기르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군 전역을 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웃음). ‘어디까지 기를 수 있나 보자’ 싶은 마음인가보다(웃음). 나중에는 우리카드만의 느낌이 담긴 커스텀 헤어밴드도 제작해서 써보고 싶다”며 밝게 웃기도 했다.

“선수들과 매 경기를 재밌게 하고 싶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결과가 필요하기에 결과를 만들기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할 것”이라고 차기 시즌 목표를 밝힌 송명근은 “OK금융그룹 시절에도 우리카드의 팬들은 열정적이고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이라고 느꼈다. 이제 이 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팬 분들의 응원이 많이 필요하다. 잘 부탁드리겠다”며 우리카드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산을 떠나 장충에 입성한 송명근은 과연 다음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_인천/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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