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털어놓은 김채원을 향해 주위에서 많은 응원을 건넸다.
IBK기업은행은 7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맞대결을 가졌다. 5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연패 탈출이 시급했지만, 주전 리베로 신연경이 무릎 부상으로 김천 원정에 동행하지 못하는 악재를 맞았다.
그러나 신연경의 빈자리를 김채원이 완벽하게 메꿨다. 이날 경기에서 64.29%의 리시브 효율에 21개의 디그 시도 중 19개를 성공적으로 걷어 올리며 90.4%의 디그 성공률을 자랑했다. 김채원이 IBK기업은행 코트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는 동안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가 24점, 표승주 11점, 황민경이 10점을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0 셧아웃 완승을 거두며 5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이후 김호철 감독도 “내가 봤을 때도 8-90점 줘도 충분한 경기력이었다. 걱정도 했지만, 밖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범실 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건넸다.
인터뷰실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활약이었다. 경기 후 김채원은 “이겨서 좋다”고 짧은 승리 소감과 함께 “나 스스로에게 60점을 주고 싶다. 완벽하게 만족하지 못하지만 언니들이 잘 받아주고, 때려줬기에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고 본인 플레이에 스스로 점수를 매겼다.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황민경은 80점을 건넸다. 황민경은 “1세트 더블 컨택 범실이 아쉬웠다. 그래서 점수를 깎았지만 오늘 연습 때보다 훨씬 잘했다. 이틀 동안 경기를 뛸 준비를 하면서 긴장을 했는지 평소 리듬보다 못하는 게 있었는데, 금방 빠르게 되찾더라. 최근 연습보다 좋았다”고 김채원의 플레이에 박수를 건넸다.
시즌을 치르면서 후위 세 자리 수비를 담당하기 위해 교체로 많이 들어갔지만,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한 건 1라운드 흥국생명 경기 이후 거의 3달 만이었다. 그만큼 긴장될 수 밖에 없었다.
김채원 역시 “주전으로 뛰려고 하니깐 연경 언니 자리라서 부담감이 컸다. 그렇다고 내가 코트에 들어가서 언니들에게 긴장된다고 더 도와달라고 할 수 없는 자리였다. 책임감을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경기 전날 민경 언니한테 ‘이런 말하면 안 되는데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긴장한 김채원에게 황민경은 용기를 북돋아 줬다. 황민경은 “서로 돕고 하는 거라고 했다. 너도 나 도와주고, 나도 너 도와주고 하면서 경기를 풀어가면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황민경뿐만 아니라 김채원에게 큰 힘이 된 사람이 있다. 바로 김채원의 형부, 삼성화재 이상욱이다. 같은 리베로 포지션으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김채원은 “오늘은 너무 떨려서 형부에게 연락했다. 형부는 ‘긴장하지 말고 설레라. 즐겨’라고 했다. 리시브할 때마다 항상 머릿속에 형부를 떠올리고 보고 배우려고 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주위에서 건넨 응원 덕분에 오랜만에 나선 주전 경기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김채원 역시 찾아온 기회를 살리기 위해 단단한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니깐 항상 마음가짐을 단단하게 하고 있다. 연습도 많이 하지만, 연습보다는 내가 어떻게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게 크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고 후회 없이 하자고 생각한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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