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21일 화성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17, 25-23, 25-18)로 승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IBK기업은행은 개막 2연패를 떠안았다.
흔들리지 않은 편안함, 캣벨
멀게만 보였던 흥국생명의 시즌 첫 승.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승을 일궈냈다. 흔들린 팀을 잡아준 건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었다. 좋지 않게 올라온 볼을 득점으로 연결, 세터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았다. 매 세트 제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홀로 40점(성공률 43.82%)을 쏘아 올렸다.
경기 전 박미희 감독은 “첫 경기 때는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오픈 볼이 많았다. 처리 능력이 좀 더 올라와야 한다. 컨디션은 그때보다 나은 상태”라고 전했다.
몇 번이고 연속해서 올라온 볼에도 지치지 않았다. 디그 후 반격 과정에서 득점이 나니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2세트 시소 양상으로 치달았을 때 캣벨의 중앙 후위 공격과 서브 득점이 터졌다. 4세트 4점차 뒤진 상황에서도 캣벨은 건재했다. 추격에 박차를 가하면서 결국 역전승을 따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세터 포지션이다. 이번 KOVO컵 때부터 주전 세터로 낙점받은 세터 박혜진에게 시간이 필요했다.
박혜진은 2020-2021시즌 입단했다. 세터가 팀에 자리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2년. 박미희 감독은 “세터는 세 번의 볼 터치 중 한 번을 무조건 만져야 하는 포지션이다. 세터가 가진 임무는 막중하다”라면서 “훈련량은 계속 가져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해란이 받쳤다
세터가 흔들렸지만 뒤를 든든히 받쳐준 건 리베로 김해란이다. 김해란이 반격 과정의 시발점에 섰다. 상대 공격을 연신 걷어 올렸다. 디그 37개 시도 중 33개를 성공 시켰다. 리시브 효율은 46.15%, 캣벨에게 올라가는 이단 연결도 매끄러웠다.
복귀 후 여전한 기량을 보이고 있다. 박미희 감독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코트 안에서 목소리도 가장 크다. 경기가 촘촘하게 있을 경우에는 과감하게 쉬게 하면서 체력 관리를 해줄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라셈은 외로워
IBK기업은행은 다잡은 4세트를 놓쳤다. 5점차 리드를 가져갔지만, 한 자리에서 많은 점수를 헌납하면서 흔들렸다. 레베카 라셈(등록명 라셈)의 차이도 컸다.
팀 내 최다 29점에 성공률은 44.26%로 점유율 역시 함께 높아졌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윙스파이커 김주향이 9점, 육서영 7점으로 부진했다.
점유율이 올라간 만큼 성공률도 동반 상승했다. 라셈의 점유율은 1세트에만 40%를 훌쩍 넘겼다. 공 때리는 횟수가 많아지자 자연스레 리듬도 찾아갔다. 서남원 감독은 “라셈이 지난 경기 후 점유율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상대 외인을 보고 느낀 게 있을 터. 활용도를 더 가져가기 위해 훈련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서남원 감독은 “누구를 넣어야 할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끊어줘야 할 때 끊지 못했다. 한 자리에서 대량 실점했던 패턴은 지난 경기에서도 드러났던 문제점이다. 흥국생명의 첫 승 제물이 된 IBK기업은행은 시즌 첫 승을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사진_화성/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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