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민이 달라졌다. 한층 파워풀한 공격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KGC인삼공사는 2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GS칼텍스와 A조 예선 경기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1, 2세트를 내주고 3세트를 따냈지만, 접전 끝 4세트를 가져오지 못하면서 첫 패를 떠안았다.
패배 속 윙스파이커 박혜민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박혜민은 2018-2019시즌 1라운드 3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했다. 181cm의 큰 신장에 팀 날개 한자리를 꿰찰 유망주로 꼽혀왔다.
하지만 생각만큼 성장이 더뎠다. 데뷔 첫 시즌엔 16경기 21세트에 출장하면서 8점, 2019 KOVO컵부터 2019-2020시즌에는 20경기 44세트에 출전, 79점을 올리며 성장하는 듯했지만 주춤했다. 그 사이 GS칼텍스는 유서연, 권민지 등으로 백업 멤버를 구축했고, 박혜민이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었다.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은지와 맞트레이드 됐다. 구단은 박혜민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이영택 감독은 “훈련을 착실하게 했다. 리시브나 수비에서 강점을 보인다”라고 했다.
이적 후 첫 상대로 친정팀을 만났다. 박혜민은 보란 듯이 매 세트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1세트 4점, 2세트 4점, 세트를 따냈던 3세트에는 7점을 올리면서 포효했다. 큰 신장에 비해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를 뒤집었다. 힘 있고 빠른 스윙을 가져가면서 과감한 공격력을 뽐냈다.
상대 블로킹이 아닌 본인의 스윙을 가져가면서 코트 곳곳에 공을 찔러 넣었다. 중요한 순간 블로킹까지 책임졌다. 박혜민은 블로킹 2개를 포함 19점(공격 성공률 34.69%)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점유율 35.77%로 공격 비중을 가장 많이 가져갔다.
다만 리시브는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박혜민은 리시브 21개를 받아내면서 정확은 단 3개뿐. 효율은 마이너스다.
이영택 감독은 “기대 그 이상으로 잘해줬다. 데리고 올 땐 분명히 이 정도로 기회를 주면 잘 할 거라 생각했다. 기대에 부응해줘서 고맙다”라며 미소 지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역시 “적응 잘했더라. 최다 득점이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거에 기분 나쁘지 않다”라며 웃었다.
새 유니폼을 입고 훨훨 날 준비를 마친 박혜민이 꾸려갈 제2의 인생은 어떻게 펼쳐질까.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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