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전 시즌을 멋지게 치르고 있는 정태준이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정태준은 198cm의 인상적인 피지컬을 갖춘 유망주 미들블로커였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에 합류한 뒤 정태준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최민호라는 거목이 한 자리에 버티고 있었고, 다른 한 자리에 나서기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태준은 프로 4년차 시즌인 도드람 2024-2025 V-리그에서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필립 블랑 감독의 신임 아래 주전으로 중용되고 있는 정태준은 블로킹 부문 상위권을 지키면서 제몫을 해내고 있다. 1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치러진 OK저축은행과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선발로 나선 정태준은 블로킹 3개 포함 9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100%였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정태준은 “또 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겨서 너무 기쁘다. 우승 확정까지 한 걸음을 또 다가갔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두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먼저 밝혔다.
정태준 개인뿐만 아니라 현대캐피탈이라는 팀 자체도 이번 시즌 견고한 블로킹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정교한 블로킹 시스템의 힘이 중요한 순간마다 돋보이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태준은 “감독님이 오시고 나서 블로킹 시스템이 더 정교해졌고, 또 버릴 건 버리고 잡을 수 있는 것만 확실히 잡자는 식으로 효율성을 추구하게 됐다. 그래서 오히려 플레이가 심플해졌고, 부담도 덜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경기 종료 후를 기점으로 정태준은 세트 당 0.63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고 있다.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정태준의 위에는 리빙 레전드 신영석(0.673개, 2위)과 최민호(0.660, 3위), 그리고 홍익대 시절 동료였던 김준우(0.796, 1위)만이 존재한다.
정태준은 이에 대해 “프로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시즌인데 훌륭한 선배들, 또 내가 너무 잘 아는 (김)준우와 함께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정태준은 “잔여 시즌 동안 특별히 개인적으로 뭔가를 꼭 해보고 싶은 건 없다. 지금처럼 최대한 범실을 줄이면서, 팀에 피해를 주지 않고 싶다. 볼이 올라올 때는 정성껏 때리면서 확실히 책임지고 싶다. 또 블로킹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우직한 각오를 전했다. 마침내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 정태준의 고점은 과연 어디일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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