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기에 난적을 꺾었다. KGC인삼공사가 현대건설을 4연패에 빠뜨리며 승점 2점을 챙겼다.
KGC인삼공사가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5-17, 25-18, 22-25, 27-29, 15-13)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KGC인삼공사로서는 3위 추격을 위해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선수들은 절실함을 경기력으로 승화시켰다.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는 경기 최다인 45점을 터뜨렸고, 이소영이 18점으로 뒤를 받쳤다. 현대건설은 이보네 몬타뇨(등록명 몬타뇨)가 3세트부터 공격력을 끌어올리며 24점으로 분전했지만, 범실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4연패에 빠졌다(범실 현대건설 24개 – KGC인삼공사 21개). 김다인과 이다현의 불안정한 호흡도 아쉬웠다.
1세트 경기 결과 – KGC인삼공사 25 : 17 현대건설 – 범실이 결정한 흐름
[주요 기록]
범실: KGC인삼공사 3개 – 현대건설 8개
KGC인삼공사 엘리자벳: 9점, 서브 득점 1개, 블로킹 2개
KGC인삼공사 한송이: 교체 투입 직후 블로킹 득점(18-14 -> 19-14)
현대건설은 경기 초반부터 너무 많은 범실을 저지르며 어려움을 자초했다. 양효진과 몬타뇨, 고예림이 모두 공격 범실을 저질렀다. 여기에 2단 연결과 3단 처리에서도 불안한 모습이 나왔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엘리자벳을 앞세워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엘리자벳은 날카로운 공격과 강력한 서브로 현대건설을 압박했다. 특히 15-10에서 터뜨린 서브 득점은 1세트 흐름에 결정적인 점수였다.
여기에 고희진 감독의 교체 카드까지 적중했다. 18-14에서 전위 높이 강화를 위해 염혜선 대신 투입된 한송이가 정지윤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KGC인삼공사는 여기에 이소영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점수는 엘리자벳의 몫이었다. 몬타뇨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요 기록]
KGC인삼공사 이소영: 7점, 공격 성공률 66.67%, 범실 0개, 블로킹 1개, 리시브 효율 42.86%
현대건설 황연주: 2세트 선발 출전, 2점, 공격 성공률 18.18%
현대건설 정지윤: 공격 성공률 12.5%
1세트를 엘리자벳의 맹활약으로 따낸 KGC인삼공사에서 이번에는 이소영이 나섰다. 이소영은 다양한 방식으로 점수를 올렸다. 리시브를 받고 바로 공격을 때리는가하면, 오픈 상황에서는 상대 코트의 빈 곳을 노리는 각이 큰 공격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8-7에서는 황연주의 백어택을 완벽한 타이밍으로 가로막기도 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2세트 선발로 나선 황연주가 KGC인삼공사의 높은 블로킹에 고전하며 세트 중반 다시 몬타뇨와 교체됐다.
이소영의 경기력은 세트가 진행될수록 더 좋아졌다. 어떤 공이 올라오든, 상대 블로커가 몇 명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공격을 성공시켰다. 안정적인 리시브는 덤이었다. 이소영의 엄청난 활약에 동료들까지 신바람을 냈다. 박은진과 정호영은 정지윤의 공격을 번번히 유효 블로킹으로 가로막았고, 노란은 수비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이소영의 주도 아래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한 KGC인삼공사는 엘리자벳의 백어택으로 2세트를 끝냈다.
[주요 기록]
현대건설 몬타뇨: 10점, 공격 성공률 56.25%
궁지에 몰린 현대건설은 몬타뇨가 환골탈태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3세트 초반을 좋은 흐름으로 풀어갔다. 몬타뇨는 앞선 세트들과 달리 과감하고 빠른 스윙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10-8에서는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기도 했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수비 상황에서 선수들의 콜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세트가 후반을 향하자 현대건설의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몬타뇨는 조금씩 KGC인삼공사의 블로커들에게 고전하기 시작했고, 현대건설 선수들은 연결 과정에서 잔실수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엘리자벳의 서브 차례에 점수 차가 2점 차까지 줄어들며 역전패의 그림자가 드리우기도 했지만, 또 한 번 몬타뇨가 해결사로 나섰다. 23-21에서 호쾌한 중앙 백어택으로 팀에 세트 포인트를 안겼다. 정지윤이 바통을 넘겨받아 이를 마무리하며 현대건설이 3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4세트 경기 결과 – KGC인삼공사 27 : 29 현대건설 – 희비를 가른 서브 차이
[주요 기록]
현대건설 이다현: 17-17에서 서브 득점
현대건설 몬타뇨: 7점, 블로킹 3개
KGC인삼공사는 3세트를 따낸 현대건설의 기세에 눌려 초반 흐름을 내줬다. 현대건설의 개선된 수비 집중력을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염혜선과 이소영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수행했다. 염혜선은 재치 있는 네트 플레이로 점수를 올렸고, 이소영은 블로킹과 오픈 공격 득점을 연달아 올리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다시 KGC인삼공사 쪽으로 가져왔다. 그러나 현대건설도 양효진을 앞세워 거세게 반격하며 4세트는 이날 경기 중 가장 치열한 흐름이 이어졌다.
치열한 흐름에서 4세트의 향방을 가른 것은 서브였다. 고희진 감독은 17-16에서 찾아온 박은진의 서브 차례에 승부를 걸기 위해 한송이를 원 포인트 블로커로 투입했지만 박은진이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무위로 돌아갔다. 반면 현대건설은 이어진 17-17에서 이다현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고, 여기에 양효진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2점 차 리드를 잡았다.
현대건설은 이후 듀스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완전히 살아난 몬타뇨와 정지윤의 공격을 앞세워 29-27 승리를 거뒀다. KGC인삼공사는 박은진의 서브 범실로 인해 듀스에서 한송이 카드를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이 뼈아팠다. 반면 패배의 그림자를 걷어낸 이다현의 서브는 현대건설의 코트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었던 세트였다.
5세트 경기 결과 – KGC인삼공사 15 : 13 현대건설 – 영웅이 된 박은진
[주요 기록]
KGC인삼공사 박은진: 13-12에서 블로킹 득점
5세트의 흐름은 KGC인삼공사가 몬타뇨 봉쇄에 성공하면서 급격히 KGC인삼공사 쪽으로 넘어갔다. 몬타뇨는 4-5에서 공격 범실을 저지른 데 이어 6-4에서는 정호영에게 공격이 가로막히며 고개를 떨궜다. 여기에 4세트 아쉬운 서브 범실을 저질렀던 박은진이 서브 득점까지 곁들이며 KGC인삼공사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갔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마지막까지 거세게 저항했다. 고예림과 몬타뇨의 연속 득점으로 10-11까지 추격했고, 곧바로 몬타뇨가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서며 동점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박은진의 블로킹이 극적인 순간 터졌다. 13-12에서 몬타뇨의 중앙 백어택을 엄청난 파열음이 들린 블로킹으로 가로막았다. 엘리자벳이 마지막 15점째를 책임지며 KGC인삼공사가 승점 2점을 챙겼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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