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란도, 김다은도, 옐레나도 인터뷰를 통해 같은 마음을 전했다. 세 선수는 자신보다 더 힘들 팀원들을 위해 힘을 냈다고 입을 모았다.
흥국생명이 8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김연경이 장염 후유증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결장했지만,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는 경기 최다인 28점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김연경의 자리에 대신 나선 김다은 역시 19점-리시브 효율 63.89%를 기록하며 제몫을 다했다. 최고참 김해란도 어수선한 분위기의 팀을 수습하고 선수들을 다독이며 승리에 일조했다.
옐레나의 경기 소감에서는 현 상황을 대하는 옐레나의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옐레나는 “이번 경기는 조금 더 특별한 경기였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더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옐레나는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물론 조금은 혼란스럽다. 그러나 나보다 한국 선수들이 이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더 힘들 것이다. 같이 잘 이겨내고 싶다”며 힘들어 할 동료들을 걱정하고 또 격려했다.
이날 김연경은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블로커들의 견제가 옐레나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옐레나는 의연했다. 옐레나는 “나는 때로는 부담감을 즐길 수 있기도 하고, 또 때로는 부담감이 좀 있어야 경기력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김연경은 자신의 자리에 대신 나서는 후배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을까. 김다은은 “(김)연경 언니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부담 갖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다독여줬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었다”며 김연경의 조언을 취재진에게 전했다.
어수선한 팀 내외의 상황은 분명 선수들에게 치명타였다. 김해란은 선수단이 겪은 어려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해란은 “GS칼텍스전 이후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거기에 연경이의 몸 상태도 좋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악재들이 겹쳤다. 솔직히 나도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 않았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럼에도 김해란은 후배들을 위해 힘을 냈다. 김해란은 “연경이가 없는 상황에서 나까지 힘들어하면 후배들이 더 흔들릴 것 같았다. 그래서 꾹 참았다”고 답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였다. 덧붙여 김해란은 “팬 여러분들이 들고 와주신 클래퍼를 보고 감동 받았다. 팬 여러분들 덕분에 버틸 수 있다”며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경험이 많지 않은 김다은과 외국인 옐레나는 물론 베테랑 김해란에게도 지금의 팀 상황은 분명 극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선수는 팀원들을 먼저 생각하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런 선수들의 열정이 한데 모여 승리라는 결실을 맺었다.
사진_화성/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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