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를 당한 김호철 감독이 냉정하게 경기를 돌아봤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도 숨기지 않고 불만을 표출했다.
IBK기업은행이 8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7-25, 13-25, 23-25)으로 패했다. 봄배구 진출을 위한 실낱 같은 희망을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했지만, 빈공에 시달리며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10점을 올린 김희진을 제외하면 누구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호철 감독은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할 얘기가 없는 경기다”라며 강하게 아쉬움을 표했다. 김 감독은 “이런 경기는 어쩌다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기다. 우선 리시브가 안 되다 보니 높은 블로킹을 뚫을 방법이 없었다. 거기에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도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걱정이다. 다음 경기 때는 이런 부분들을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의 부진은 심상치 않았다. 공격 효율 0%를 기록했고, 특히 1세트에는 득점 없이 범실만 3개를 저질렀다. 김 감독은 “산타나가 최근에 경기력이 계속 좋지 않다. 외국인 선수로서 팀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범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따로 부상이 있거나 하지는 않다. 훈련도 열심히 한다. 아무래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팀 전반적으로 떨어진 탓 같다”고 산타나의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최정민의 3세트 활약은 반가웠다. 71.43%의 공격 성공률로 6점을 올렸다. 그러나 오른쪽 전위에서의 오픈 공격은 모두 박혜민에게 막히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김 감독은 최정민의 3세트에 대해 “최정민은 아직 젊은 선수다.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고희진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 때부터 비장한 각오로 준비를 했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나 표정에서 집중력이 보였다. 이 흐름을 잘 유지해서 남은 경기를 치르면 좋을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보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박혜민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1세트에는 62.5%의 공격 성공률과 함께 5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다. 고 감독은 “박혜민은 특히나 진지하고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 제 역할을 다 했다. 이렇게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기가 박혜민에게 앞으로의 배구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며 박혜민을 칭찬했다.
고 감독은 염혜선에 대한 칭찬도 빼먹지 않았다. 고 감독은 “시즌 중에 속공 타이밍을 수정하는 것은 세터에게 힘든 주문이다. 그러나 염혜선이 야간 훈련까지 해가면서 미들블로커들과 바뀐 속공 타이밍에 대한 호흡을 맞췄다. 그렇게 속공이 유효한 옵션이 되면서 엘리자벳의 점유율도 떨어졌고, 정호영의 경기력도 올라왔다”며 염혜선의 공헌을 높이 샀다.
사진_화성/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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