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금자탑을 세웠다.
신영석은 18일 오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4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KB손해보험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블로킹 5개, 서브 1개를 성공시키며 11점 활약을 펼쳤다. 팀은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신영석은 1세트에만 블로킹 2개를 성공시키면서 개인 역대 통산 1200블로킹 금자탑을 세웠다. 역대 1호 기록이다. 동시에 신영석은 역대 6호 300서브 달성도 노렸지만, 서브 1점이 부족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신영석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권 감독은 “영석이도, (서)재덕이도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고참 역할을 잘해줬다. 경기 전에도 말했듯 코트 안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고, 상대가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넘버원 미들블로커다. 축하한다. 1500블로킹까지 했으면 좋겠다”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경기 후 신영석은 “감독님이 서브 하나밖에 안 남았다고 욕심 부리라고 했는데 욕심을 부린 것이 마이너스였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은 뒤 “개인적으로는 1200블로킹을 너무 늦게 달성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 달성할 줄 알았는데 자책도 했다. 전 경기인 우리카드전에서 5세트를 하는데 하나도 못 잡았다. 팀원한테도 미안했고, 나 스스로도 실망을 했다. 4라운드가 끝나기 전에 달성을 해서 후련해졌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다. 내년 시즌 어떻게 뛴다고 하면 해가 넘어가기 전에는 1300개를 달성하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이미 여자부 현대건설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양효진은 블로킹 1500개를 돌파하며 굳건히 역대 블로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신영석은 “양효진 선수가 대단하다. 양효진 선수 앞에서는 겸손해지는 것 같다”며 “일단 양효진선수를 따라가고 싶다. 1년에 100개 넘게 잡은 것이니 두 배 이상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권 감독은 신영석에 대해 “항상 연구도 많이 하는 선수다”고 말한 바 있다.
신영석은 “어렸을 때부터 선배님한테 배운 것이 분석이었다.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다. 공격수 습관이나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하는지 달달 외워야 한다. 이후에 개인적인 스텝 연습, 손모양 연습 등 분야별로 나눠져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분석, 두 번째는 스텝이다. 또 공중에서 스킬을 구사하려면 엄청난 코어와 허리 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석 노트’에 대해 “윤봉우 선배님, 이선규 선배님도 모든 분석부터 시작하는 것을 어깨 넘어 배워왔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형님들 따라다니면서 대표팀도 들어갔다. 준비하는 모습, 스트레칭,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보고 배웠다. 나한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 “지금 팀에서 가장 필요한 내 역할은 블로킹이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공책도 들고 다니고, 후배들에게도 알려준다. 요즘 공책을 들고 다니는 선수를 보지는 못했는데 난 개인적으로 하나라도 더 체크하고, 하나도 빼먹지 않으려고 들고 다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의 남다른 노력 덕분에 코트 위에서 건재한 실력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986년생 신영석은 이제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기도 하다. 그는 “40살이 목표다. 길어야 2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짧으면 1년이다. 김연경 선수가 말했듯이 뒤에 있다가 은퇴하는 것보다는 가장 빛날 때 모습을 사람들 기억 속에 남기고 싶다”며 “고민이 되는 나이다.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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