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정호영과 박은진, 한송이까지 미들블로커들이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KGC인삼공사가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25-20, 26-28, 25-18, 25-13)로 꺾고 연패를 끊었다.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가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렸고, 정호영은 블로킹 4개 포함 17점을 터뜨리며 중앙에서 맹활약했다. 박은진과 한송이도 13점을 합작하며 뒤를 받쳤다. 페퍼저축은행은 니아 리드가 경기 최다인 26점을 터뜨렸지만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이 다소 아쉬웠다. 3세트 중반부터는 급격히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블로킹 + 수비 집중력, KGC인삼공사의 승리 공식
1세트 초반, KGC인삼공사는 페퍼저축은행 수비의 빈틈을 공략했다. 박혜민의 페인트 공격과 염혜선의 패스 페인트로 7-3을 만들었다. 페퍼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서채원의 과감한 2단 오픈 공격과 이한비의 오픈 공격으로 5-7까지 추격했다. 경기는 KGC인삼공사의 범실로 더욱 치열해졌다. 11-8에서 오지영의 리시브가 불안하게 이뤄지면서 엘리자벳의 공격 기회가 찾아왔지만 이는 범실이 됐다. 이후 니아 리드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KGC인삼공사는 11-10까지 쫓겼다.
기세를 잡은 KGC인삼공사는 랠리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세트 후반 승기를 굳혔다. 22-20에서 펼쳐진 1세트의 최장 랠리에서 높은 수비 집중력으로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었고, 엘리자벳이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23-20을 만들었다. 이후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과 니아 리드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1세트는 KGC인삼공사의 25-20 승리로 끝났다.
페퍼저축은행은 더 이상 듀스에서 무너지지 않는다
2세트는 1세트와 달리 초반부터 점수 차가 벌어지지 않았다. KGC인삼공사가 엘리자벳의 서브 득점으로 앞서가면, 페퍼저축은행은 박경현의 과감한 공격으로 응수했다. KGC인삼공사는 정호영의 연속 득점으로 먼저 9-7로 앞서갔지만, 페퍼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니아 리드의 블로킹으로 9-9 동점을 만든 페퍼는 염혜선과 엘리자벳의 연속 범실을 묶어 11-9로 오히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페퍼는 적절한 비디오 판독 활용까지 곁들이며 점수 차를 더 벌려갔다. 12-11에서 니아 리드의 공격이 범실로 판정되자 이경수 감독대행은 곧바로 블로커 터치아웃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과는 터치아웃이었다. 14-11에서도 엘리자벳의 공격이 인으로 판정되자 이 감독대행은 인/아웃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과는 아웃이었다. 비디오 판독으로 소중한 2점을 지켜낸 페퍼는 서채원이 박은진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16-11까지 앞서나갔다.
페퍼는 니아 리드의 호쾌한 공격으로 20점에 선착했지만, KGC인삼공사가 한송이를 앞세워 세트 막바지 추격에 불을 붙였다. 한송이는 투입되자마자 2연속 공격 득점을 올리며 20-21을 만들었고, 이한비의 오픈 공격까지 가로막으며 21-21 동점까지 자신의 손으로 완성했다. 이후 정호영의 속공까지 터지며 KGC인삼공사는 22-21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의 공격수들이 모두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이며 2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긴 랠리를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펼쳐진 듀스의 마무리는 이한비의 몫이었다. 27-26에서 박경현이 디그한 공을 오픈 공격으로 처리하며 포효했다.
순식간에 균형을 무너뜨린 염혜선의 연속 서브
3세트가 시작되자 양 팀의 세터는 가장 호흡이 잘 맞는 공격수들에게 많은 토스를 올렸다. 이고은은 니아 리드를, 염혜선은 정호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니아 리드와 정호영이 모두 좋은 활약을 이어가며 팽팽하게 이어지던 1세트는 염혜선의 서브 차례에 KGC인삼공사 쪽으로 급격히 넘어갔다. 8-7에서 서브 라인에 들어선 염혜선은 계속해서 효과적인 서브를 구사하며 페퍼저축은행을 흔들었고 11-7에서는 서브 득점까지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염혜선의 활약으로 흐름을 잡은 KGC인삼공사는 페퍼를 정신없이 몰아붙였다. 정호영의 속공과 엘리자벳의 블로킹으로 15-9를 만든 뒤, 정호영의 서브 득점과 니아 리드의 연속 범실까지 묶어 18-9까지 여유롭게 앞서갔다. 여기에 교체 투입된 이선우도 날카로운 퀵오픈으로 득점에 가담했고, 페퍼 선수들의 결정력 부족까지 겹치며 KGC인삼공사는 3세트를 손쉽게 풀어갔다.
세트 후반, 페퍼는 원 포인트 서버 이민서의 서브 득점으로 15-20을 만들며 뒤늦은 추격에 나섰지만, 이민서의 두 번째 서브는 범실이 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KGC인삼공사는 니아 리드의 안테나 터치 범실과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으로 23-16을 만들며 사실상 3세트의 승기를 굳혔다. 정호영이 또 한 번 속공 득점을 올리며 세트 포인트에 도달한 KGC인삼공사는 엘리자벳이 팀의 25점째를 책임지며 3세트를 25-18로 따냈다.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몰아붙여라
2-1로 앞선 채 4세트에 돌입한 KGC인삼공사는 페퍼저축은행보다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염혜선은 리시브가 네트에 붙자 손을 빼서 득점을 만드는 재치를 선보였고, 이소영은 서채원의 이동공격을 따라잡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KGC인삼공사는 박경현의 서브 범실과 정호영의 연속 블로킹으로 9-5를 만들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페퍼는 2세트 재미를 봤던 비디오 판독조차도 아쉽게 소모했다. 7-11에서 이고은의 서브가 아웃으로 판독되자 인/아웃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페퍼는 8-12에서 니아 리드의 시간차와 이선우의 공격 범실로 모처럼의 연속 득점을 올렸다. 10-15에서는 이고은이 앞서 염혜선이 보여준 재치 있는 손 빼기를 똑같이 돌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점수 차가 컸던 탓에 유의미한 추격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조급해진 페퍼는 11-16에서 포지션 폴트를 저지르기도 했다.
승기를 잡은 KGC인삼공사는 승점 3점을 향해 방심하지 않고 나아갔다. 교체 투입된 한송이는 다이렉트 득점을 올리며 또 한 번 쏠쏠한 활약을 펼쳤고, 정호영은 과감한 중앙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노란과 채선아는 탄탄한 수비로 공격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세트 후반 교체 투입된 고의정까지 연속 득점을 올린 KGC인삼공사는 이한비와 니아 리드의 연속 공격 범실로 4세트를 25-13으로 가져가며 연패에서 벗어났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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