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위에 등극했다.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정관장이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3-1(25-20, 25-17, 25-22)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정관장(19승 8패,승점 53)은 현대건설(17승 10패, 승점 53)을 누르고 2위에 오르게 됐다. 승점은 동률이지만 다승에서 현대건설 보다 2승을 앞서며 2위에 안착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기분 좋다. 2위에 올라간 것은 리그 후반기에 처음으로 2위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상당히 기분이 좋고 한 경기 한 경기 이 경기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관장은 선두 흥국생명과의 연전을 내리 패하며 연패의 수렁에 빠졌었다. 이후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을 차례로 잡아내며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연패에서 연승으로 이어가는 과정을 만들기에 순탄치는 않았을 터. 고희진 감독은 팀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고 감독은 "우리는 아침 먹기 전에 영상을 본다. 배구 관련 영상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영상을 보여주는데 살다보면 안되는 날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안되는 날이 있어도) 어떻게 하겠나? 또 해야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컨트롤 하려고 잘 준비하고 있다. (연패일수록) 선수들의 (분위기가) 쳐질까봐 한 번 더 웃겨 주고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한다. 코칭 스태프들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연승 모드로 돌아온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고희진 감독은 이전 인터뷰에서 차상현 해설위원이 정관장 경기에 방문할 때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경기력이 좋은 것 같다고 살며시 이야기를 전한 적 있다. 차상현 해설위원은 이날 경기 관람 차 경기장을 방문했다. 부키리치는 이를 증명하듯 23득점을 올리며 어김없이 좋은 활약을 보였다.
이에 대해 언급하자 고희진 감독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도 분위기다. 부키리치에게 '차 감독님 오셨으니까 잘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부키리치도 '나도 기분 좋다'라고 대화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어떻게든 선수들을 기분 좋게 하는 말 한 마디와 행동, 표정을 해서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해주는게 우리 코칭 스태프의 역할이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것과 체력 관리를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관장은 이날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자력으로 2위에 올랐다. 고희진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까. 고 감독은 냉정했다. "냉정하게 (1위는) 자력으로 힘들다. (우리가) 6라운드 (흥국생명전) 한 경기를 이긴다고 해도 어렵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선두에) 포커스를 맞추면 팀이 전체적으로 예민해진다. 한 경기 한 경기 우리 것을 하다가 변수가 생겨 기회가 오면 그 때 욕심을 낼 수 있다. 지금은 안정적인 포스트시즌을 생각하면서 선수들과 함께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고 싶은 바람이다"고 말했다.
정관장이 2위에 오른다면 플레이오프 1차전과 3차전을 홈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르게 된다. 고희진 감독이 생각하는 2위의 장점은 단연 정관장의 팬들이었다. 고 감독은 "홈 어드벤티지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정관장 팬 분들이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도 잘해주시기 때문에 홈이 선수들이 편하다. 그래서 우리는 2위로 포스트시즌을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패장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출발도 괜찮았고 선수들이 하려고 하는 의욕도 있었다. 몇 번의 찬스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범실로서 경기를 내줬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팀이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있는 상태다보니 그런 것들이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했고 좀 더 안정적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해줄 수 있어야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IBK기업은행 주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가 12득점, 공격 성공률 30%를 올리며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김 감독도 "빅토리아가 중요할 때 강타가 아닌 연타를 때린 것이 아쉽다. 경기를 못했다는 것은 아닌데 더 적극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결국 우리 팀은 빅토리아가 득점이 나야하는데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은 이날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기를 뛸수록 몸이 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호철 감독은 "결국에는 경기를 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스윙이 나와야하고 그렇게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100%는 아니지만 게임을 소화해줄 수 있다는게 좋은 징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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